‘핵실험’ 언급 없었지만… ‘전략적 모호성’ 속 핵능력 강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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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4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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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가 21~23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가 21~23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를 완료한 상황에서 소집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핵실험’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핵능력 강화를 암시하는 조치들을 시사한 만큼 앞으로 핵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2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지난 21~23일 사흘간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열려 관련한 결정이나 메시지가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일단 북한은 공개 보도에서는 ‘핵’이나 ‘핵실험’ 등의 직접적 언급을 하진 않았다. ‘핵전쟁억제력’이라고도 쓰이던 표현도 ‘전쟁억제력’으로 언급됐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핵실험 실시를 결정했거나, 핵실험이 아니더라도 핵능력 강화를 위한 조치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Δ전선부대의 작전계획 수정 Δ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 추가 Δ전쟁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문제 심의·승인 Δ이를 위한 군사조직편제개편안을 비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수정된 작전계획과 추가된 ‘중요 군사행동 계획’ 등은 올해 개발하고 시험 발사한 대남 전술핵 무기의 전방 부대 실전 배치와 관련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를 실효성 있게, 즉 직접적인 위협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술핵 탄두 시험을 위한 핵실험이 필요한 만큼 회의에서 핵실험 관련 결정을 했을 수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쟁억제력 확대강화나 강력한 자위력을 위해 핵실험은 필수적이자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전쟁억제력 확대강화’에 따라 핵실험이 아니더라도 핵능력 강화를 위한 북한의 핵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를 완료하고도 4번 갱도 정비를 시작한 것도 언제든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기 위한 전반적인 ‘핵능력 재건’ 행보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국가핵무력’에 포함되는 탄도미사일 개발과 도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에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해 총 19차례 무력시위를 벌였다.

북한의 미사일 및 핵개발 주역 중 한 명인 리병철이 노동당 군사부문 서열 2위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재임명된 것도 핵능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핵과 미사일 등 국방력 강화 및 전술핵의 실전배치 등을 지원하는 역할 분담 및 협업 체계가 더욱 구체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이달 8~10일 당 전원회의와 21~23일 중앙군사위 등 연이어 당 주요 회의를 열고도 ‘핵’ 관련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7차 핵실험 준비 정황으로 조성한 긴장 국면 속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상황을 이어가며 동시에 내부적으로 핵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핵실험은 현재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외정책의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 발사 관련한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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