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m 넘는 장맛비에 정전·침수·고립 잇따라…싱크홀도 발생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역 인근 보행로에 가로 세로 2~3m, 깊이 1.5m 크기의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길을 걷던 학생 3명이 빠지면서 팔과 다리 등에 찰과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동대문소방서 제공)ⓒ 뉴스1

지난 23일부터 24일 새벽 사이 전국에서 내린 세찬 비로 곳곳에서 정전과 침수, 고립 사고가 잇따랐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가평 173㎜, 춘천 남이섬 173㎜, 포천 내촌 172㎜, 화천 광덕산 152.2㎜, 서울 122.1㎜ 등으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또 장수 133.5㎜, 거창 북상 106㎜, 제주 삼각봉 103㎜ 등 영호남과 제주에도 100㎜ 넘는 비가 온 곳이 있었다.

이처럼 많은 비에 강풍까지 불어닥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역은 낙뢰로 인해 부러진 나무가 전신주 변압기로 쓰러지면서 전날 밤 10시 14분부터 자정까지 정전돼 1722세대가 피해를 입었다. 동대문구에서는 장한평역 인근 보행로에 땅 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보행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기 광주시 중대동 축대 공사장 진입로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고,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에서는 석축이 무너져 도로 1차로가 차단되기도 했다.

23일 오후 8시경 남양주시 진접읍 한 카페 일대가 물에 잠겨 시민 3명이 고립됐다 구조됐다. 이날 남양주시와 의정부에서는 총 6명이 도로, 시설물에 고립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23일 오후 1시께 안산시 단원구의 한 고등학교 뒷편 15m 높이의 나무에 번개가 치면서 나무가 반으로 쪼개진 뒤 주차되어 있던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났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또 전날 오후 1시경 안산시 와동에서는 15m높이의 나무에 번개가 치면서 나무가 반으로 갈라져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천 강화군의 한 비닐하우스는 장맛비로 침수됐고 미추홀구의 한 건물은 유리창이 파손됐다. 중구의 한 호텔에서는 외벽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도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15분경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의 한 지상 주차장에서는 5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물에 잠겼다가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강원도에서도 약 40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시 34분경 강원 홍천군 홍천읍 홍천강변에서 야영객 3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밤벌유원지와 마곡유원지, 강변유원지, 홍천강변 둔치 등에서도 침수 위험으로 인해 9명이 대피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목포~전북 11개 항로 여객선 16척이 통제되고, 김포 공항 항공기 2편이 결항됐다. 13개 국립공원 295개 탐방로와 경기, 전북 등 둔치주차장 26개소도 통제됐다.

아울러 서울 청계천 전 구간과 산책로 20개소, 교량 24개소, 서울 동부간선도로 등 도로 17개소도 통제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