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원숭이두창, 피부접촉으로 전파…성소수자 한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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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3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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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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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원숭이두창 환자가 나온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 발진이 있는 상태에서 접촉한 사람에게 전파되지만 동성애자 사이에서만 전파되는 병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22일 오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원숭이두창이 주로 성소수자 사이에서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기 유입 사례가 하필 동성애 그룹이었고, 그 안에서 확산했기 때문에 동성애자가 많이 진단된 것뿐”이라며 “피부접촉을 통해 전파되다 보니 성관계를 맺을 정도의 접촉이면 당연히 전파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기에 위험국을 여행할 때 발진이 있는 사람과의 피부접촉, 잘 모르는 사람하고 긴밀한 접촉, 또는 모르는 사람과의 성접촉은 피하는 게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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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호흡기, 비말 전파 자체가 많지는 않다”면서 “코로나처럼 (호흡기를 통해) 전파가 용이한 바이러스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부 해외 유입 사례에 의해 주변에 접촉한 분들이 일부 클러스터 형태의 감염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호흡기 전파 사례가 있긴 있었는데 극히 일부다. 가족 정도의 아주 친밀한 접촉일 때만 발생했다”며 “대부분은 피부접촉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코로나와는 전파 양상이 매우 다르다. 팬데믹처럼 아주 심각한 상태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감염 증상에 대해선 “(감염 초기) 하루에서 사흘 정도 열이 나는 증상이라 감기와 차이가 없다. (발열 시기가) 지나가면 그다음부터 전신에 수포를 동반한 발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때 목이나 임파선, 림프절도 붓는 양상으로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선 “중증에 쓰는 치료제는 부작용이 많지만 시도포비어라는 약을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 구할 수도 있고, 두창(천연두) 백신 합병증을 막기 위한 면역글로불린도 100여 명분 가지고 있는 등 당장 쓸 약은 있다”고 했다.

또 “백신도 두창을 북한에서 생물테러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3500만 명 정도의 두창 백신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백신이 85% 정도는 원숭이두창에도 효과가 있다”며 “원숭이두창에 허가된 백신 500여 명분과 테코비리마트라는 치료제 500명분을 7월 중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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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질병관리청은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30대 한국인 A 씨가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원숭이두창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18일부터 두통을 느낀 A 씨는 21일 입국 당시엔 피부병과 함께 37도의 미열,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 A 씨는 스스로 신고해 격리 상태로 병상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A 씨와 항공기 내 좌석이 근접한 승객 8명을 ‘중위험군’으로 분류해 관할 보건소가 매일 전화로 증상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 41명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방역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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