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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상반기 기록적 무역적자… 25년 만의 쌍둥이 적자 덮치나 [사설]

입력 2022-06-23 00:00업데이트 2022-06-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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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155억 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세청이 21일 밝혔다.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한국 산업의 주력인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부진에 빠진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역적자 기조가 계속되면 상품과 서비스, 소득수지를 모두 합한 경상수지는 올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이미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였다. 여기에 위기 때 완충장치 역할을 해야 하는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10조 원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쌍둥이 적자’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쌍둥이 적자는 우리 경제의 대외 지불능력과 나라 살림살이의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각종 규제로 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랏돈을 마구 쓴 결과다. 국가채무가 급증한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무엇보다 쌍둥이 적자는 대외신인도 하락과 대규모 자본유출로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악재다.

지금 한국 경제는 고물가에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자원도 부족한 한국에 쌍둥이 적자 문제가 덮치면 경제가 활력을 잃고 탈출구 없는 터널에 갇히게 된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재정 지원방식 조정, 구조개혁 등 수많은 개혁 과제를 주문한 상태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인 배당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문이다. 당국은 수출 기업의 현장 애로에 적극 대응해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는 한편 한미 통화스와프 등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구축하는 작업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쌍둥이 적자가 한국의 고질병이 되기 전 긴급 처방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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