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유행 가능성 낮지만…“치료제도 아직 못구한건 문제”

  • 뉴스1
  • 입력 2022년 6월 22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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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이 입국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이 입국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6.22/뉴스1 © News1
희귀 감염질환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도 발생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높은 치명률을 감안해 입국 검역 강화 등 추가 확산 차단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국민들이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치료제와 3세대 백신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2일 브리핑에서 전날(21일)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을 신고한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원숭이두창 양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환자는 지난 21일 오후 4시쯤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으로 입국전인 18일 두통 증상이 시작됐으며 입국 당시에는 미열,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 증상을 보였다.

◇원숭이두창, 국내 유행가능성은 낮게 평가

국내 감염 전문가들은 일단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행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전파력이 코로나19와 같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다. 체액이나 오염된 물건을 직접 접촉하는 등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특성 탓이다.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세계적인 유행 추이를 좀 더 봐야 하겠지만, 일단 원숭이두창은 전파 가능성이 높은 질환은 아니다”라며 유행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사례처럼 일회성 유입이 반복되거나, 몇 명에서 몇십명 정도의 유행이 발생하는 정도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처럼 몇백명, 몇천명 단위의 대규모 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최원석 고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코로나19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최원석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다른 호흡기감염병과 비교했을 때 확산 위험이 큰 질환이라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일단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질환이라 국내에서도 전파 위험은 있다. (해외에서) 보고되는 환자가 느는 등 역학적인 변화가 생겨난 것은 맞으니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치명률 높아 추가 확산 주의 필요…치료제.백신 도입 서둘러야

또한 전파력은 낮다고 해도 세계보건기구(WHO)는 치명률이 3~6%에 이른다고 보고 있어, 현재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인 0.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서둘러 치료제와 3세대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질병청은 다음달에 약 500명분의 원숭이두창 항바이러스 치료제 ‘테코비리마트’를 도입한다. 더 안전한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에 85%의 면역효과를 보이는 두창 백신 3502만명분은 국내에 비축된 상태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유럽은 이미 진네오스를 접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접촉중이라고만 하고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유행까진 아니라도 어느 정도 확산세는 불가피하며, 이미 추가 감염자가 국내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8월에 해외 여행객이 늘고 K-팝 등의 인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늘면서 원숭이두창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람이 원숭이두창에 걸린 브라질처럼 우리나라도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있을지는 모를 일이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 검역 강화…낙인효과, 질병통제 방해

최원석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 확산하는 단계가 아니니 해외 입국자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잠복기가 길어 입국단계에서 증상이 없는 경우도 꽤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교수와 최재필 교수 또한 입국자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심 환자들이 마음놓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탁 교수는 “전신발진이나 전신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가령 생식기 등 부위에 발생한 발진은 본인이 보고하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런 측면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낙인을 찍는 등의 행위는 질병 통제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라며 “환자들에 대한 정보가 잘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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