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철도-벨기에공항도 마비됐다…물가급등에 유럽 노조 줄파업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2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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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 시민이 철도해운노조(RMT) 파업으로 영업하지 않는 유스턴역을 사진 찍고 있다. 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 시민이 철도해운노조(RMT) 파업으로 영업하지 않는 유스턴역을 사진 찍고 있다. AP/뉴시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유럽 각지에서 임금 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영국에서는 철도 노조가 30여 년 만에 최대 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열차편 80%가 중단되면서 영국 철도 운행이 사실상 마비됐다. 법조·교육·의료계도 파업에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과 13개 철도회사 소속 철도해운노조(RMT)의 노조원 4만 명이 이날 24시간 파업에 나섰다. 이날 런던 지하철 노조원 약 1만 명도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물가 급등을 파업 이유로 내세웠다.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이 11%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철도 노조는 7%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반면 회사 측은 인력 추가 감원을 조건으로 3%까지 인상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RMT 집행위원회 위원 자레드 우드 씨는 “싸우지 않으면 우리는 월세도, 난방비도 내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변호사들도 27일 파업을 예고했다. 영국 전국교육노조(NEU)와 국민보건서비스(NHS), 우체국 노조는 물가상승률에 가까운 수준으로 임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파업 여부를 결정할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의 자동차 제조기업 롤스로이스는 직원들에게 4% 임금인상과 함께 생활비 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현금 2000파운드(약 318만 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성과가 아니라 경제 상황과 관련해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물가 급등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라며 지원을 거부했다.

유럽에서는 항공사 직원들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줄줄이 파업을 예고했다. 저비용항공사 이지젯의 스페인 노조원 450명은 다음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또 다른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노조 역시 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20일 브뤼셀공항 보안요원들의 파업으로 모든 출발편 항공이 취소됐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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