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만 풀린 빗장”…日여행 판매 저조한 이유 있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2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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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이달 10일부터 여행사 단체 관광객 입국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일본 여행 상품 예약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유여행이 인기인데 자유여행은 불가능한 데다 상대적으로 짧은 여행 일정 속에서 현지에서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도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관광 목적의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는 정책을 내놓은 지난 5월 말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달 들어 일본 여행 상품 예약은 또 다시 급감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본 여행 상품 예약은 급증했다.

참좋은여행이 지난달 25일 49만원에 내놓은 오사카 여행의 경우 항공권 좌석 1365석이 단 2시간 만에 매진됐을 정도다. 노랑풍선도 지난달 일본 패키지 여행 상품 예약이 전달보다 700% 증가했다. 하나투어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본 여행 상품 판매가 이전 1주일보다 284% 증가했다.

그러나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일본 여행 상품 예약은 또 다시 급감으로 돌아섰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막상 일본 여행이 재개되자 일본 여행 예약 건수는 다시 지지부진하다”며 “5월 말 일본 여행 상품 예약자는 1일 평균 수 백 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100명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본 여행 예약이 다시 주춤한 배경으로 일본의 까다로운 관광 절차를 꼽았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단체 관광만 허용하고, 자유여행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단체 관광 비자를 받는데도 2주 가량 걸리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는 소문이 퍼지며 한국인 예약 수요가 꺾였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도 이달 초 이후 일본 여행 예약이 줄기는 마찬가지다.

참좋은여행은 지난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3497명이 일본 여행 상품을 예약했지만 6월 1일부터 20일까지는 2285명이 예약하는데 그쳤다. 이는 1일 평균 예약 건수가 500명 수준에서 110명으로 낮아진 것이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였다. 2018년까지 연 평균 700만명이 일본을 찾았을 정도다.

그러나 2019년 한일 갈등으로 촉발된 ‘노재팬(일본 상품 불매운동)’ 이후 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줄었고,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일본 여행 자체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5월 엔데믹 전환으로 일본 정부가 다시 국경을 열자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 이에 더해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맞물리며 일본 여행 예약은 탄력을 받았다. 엔화 가치는 현재 100엔당 1000원 안팎 수준이다.

일부에선 일부 정부의 해외 관광객 규제가 모처럼 찾아온 한국인 예약 열기를 차갑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해외 여행객에게 인솔자가 있는 단체 관광만 허용하고 개별 자유여행은 허용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자처했다.

여행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단체 관광보다 자유여행 일정이 포함된 패키지를 선호한다”며 “소비자들이 규제가 완화되기를 기다리고 있어 일본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하는 것도 일본 여행을 다시 감소시킨 요인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입국 48시간 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확인서를 지참해야 입국을 허용한다. 지난달 23일부터 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로도 이를 대체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해외 현지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2가지 검사 중 하나는 반드시 받아야 입국할 수 있어 해외 여행이 여전히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여행 상품은 2박3일 등 짧은 일정이 대부분인데, 짧은 일정 속에서도 입국을 하려면 반드시 시간을 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행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신속항원검사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지만, 그래도 1시간 이상 걸린다”며 “일본처럼 단기 여행지에서 이를 준비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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