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200m ‘월드클래스’… 도쿄 금메달리스트 밀어내고 2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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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자유형 은메달 획득… 亞 선수로 유일하게 결선 올라
박태환은 400m 금메달 두차례, 2007년 멜버른서 200m 銅 그쳐
200m에선 황선우가 새 역사 써

황선우(오른쪽)가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친 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와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10대 선수로 나란히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던 둘은 당시 금메달을 획득했던 영국의 톰 단을 3위로 밀어내고 포포비치가 금메달, 황선우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부다페스트=AP 뉴시스
황선우(오른쪽)가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을 마친 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와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10대 선수로 나란히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던 둘은 당시 금메달을 획득했던 영국의 톰 단을 3위로 밀어내고 포포비치가 금메달, 황선우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부다페스트=AP 뉴시스
황선우(19·강원도청)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마린보이’ 박태환(33)을 넘어서며 2024년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황선우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7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1분43초21을 기록한 다비드 포포비치(18·루마니아)가 차지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나란히 10대 선수로 결선에 올라 각각 7위, 4위를 한 황선우와 포포비치는 당시 금메달리스트 톰 딘(22·영국)을 3위(1분44초98)로 끌어내리며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황선우는 한국 선수로는 세계선수권 역대 2번째 경영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이 2007년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선수로 처음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획득했고 자유형 200m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박태환은 4년 뒤인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자유형 400m에서 1위 했다. 황선우는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는 박태환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도쿄 올림픽에서 1분44초62를 기록해 2010년 박태환이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을 일찌감치 넘어섰고 이번에 한국기록을 새롭게 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 선수로 자유형 200m 결선에 유일하게 오른 황선우는 큰 체격으로 순간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서양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번 결선에 오른 선수들 중 황선우와 호주의 일라이자 위닝턴(22)이 키 186cm로 가장 작았다. 다른 6명은 모두 190cm가 넘었고, 최장신은 오스트리아의 펠릭스 아우뵈크(26)로 198cm였다. 황선우는 자신의 힘을 최대한 쓰기 위해 한쪽 팔(오른팔)을 더 힘차게 내는 ‘로핑 영법’을 터득했고 하체도 잘 써 신체적인 단점을 극복했다. 전문가들이 ‘천부적’ 혹은 ‘물을 잘 탄다’고 평가할 정도다.

황선우의 한층 노련해진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출발 이후 100m까지 4위(50초72)에 있던 황선우는 150m 구간에서 3위(1분17초33)로 올라선 뒤 마지막 50m 구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결선에서는 100m 구간까지 파울 비더만(독일)이 2009년 세운 세계기록 당시의 100m 구간 기록(50초12)보다 빠른 페이스(49초78)로 치고 나가며 150m 구간까지 1위를 지키다 마지막 50m에서 체력이 떨어지며 7위(1분45초26)에 그쳤다. 라운드별로 체력도 잘 배분했다. 지난해 올림픽 당시 첫 레이스인 예선에서 한국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준결선과 결선에서 1분 45초대에 그쳤다 .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1분45초79), 준결선(1분45초46), 결선까지 매번 기록을 단축했다.

황선우는 “지난해 올림픽에서는 결선에서 오버페이스를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내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포포비치가 1분43초대라는 대단한 기록을 냈다. 주변에서 나와 많이 비교한다. 열심히 훈련해서 나도 1분43초대에 진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올림픽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 자유형 200m 주니어 세계기록을 세우고,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 1956년 멜버른 대회 당시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에 올림픽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한편 자유형 200m 결선 다음 날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황선우는 48초61로 전체 99명 가운데 공동 17위에 그쳐 상위 16명까지 주어지는 준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황선우#세계선수권#자유형 200m#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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