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최초 ‘스타워즈’ 참여…‘올드보이’ 어두운 분위기 오마주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1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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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세’ 정정훈 촬영감독 인터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처음엔 이방인 시각으로 미국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저를 찾았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찾는 거 같아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영향도 있겠죠?”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이 앞다퉈 찾는 한국인 촬영감독이 있다. 일찌감치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다지며 한국영화 촬영 기술을 할리우드에 전파하고 있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그 주인공. 그는 최근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위상은 물론 K콘텐츠의 위상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정훈 촬영감독.
정정훈 촬영감독.
그는 ‘올드보이(2003년)’부터 박찬욱 감독과 7개 작품을 함께 촬영한 인물. 2013년 박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를 촬영하며 할리우드에 입성한 뒤 조디 포스터 주연의 ‘호텔 아르테미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 주연의 ‘언차티드’ 등의 대작을 연이어 촬영하며 할리우드 대세 촬영감독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의 촬영감독을 맡아 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역사를 썼다. ‘오비완 케노비’는 8일부터 국내에서도 공개되고 있다.

그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스타워즈’는 이래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자유롭게 찍었고 그게 오히려 강점이 된 거 같다”고 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선 지금도 ‘올드보이’가 전설이어서 내가 참여하는 영화마다 특히 복도 장도리 액션신을 오마주할 수 있느냐는 요구가 들어온다”며 “‘오비완 케노비’ 촬영 때도 그런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들보다 분위기가 어둡다”고 전했다.

그가 할리우드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사이 K콘텐츠의 위상도 수직 상승했다. 그는 “과거엔 나를 보면 ‘김치’ ‘비빔밥’을 언급하며 인사를 했던 이들이 이젠 ‘오징어게임’과 BTS에 대해 묻곤한다. 그들이 보라고 해서 ‘오징어게임’도 봤고 BTS도 현지 스태프들과 배우들 사이에서 난리가 나서 알게 됐다”했다.

할리우드 진출해 ‘제2의 정정훈’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재능을 펼치는데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영어를 제대로 익혀둘 것으로 강조했다. 이어 “나는 앞으로 큰 작품, 작은 작품 가리지 않고 참여하려고 한다. 그냥 그 작품에 몰두하는 것이 촬영 철학이라면 철학”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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