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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與 “해경 ‘수사前 이미 월북 결론’ 양심선언”

입력 2022-06-18 03:00업데이트 2022-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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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논란]
해경 “그런 취지 발언한적 없어” 반박… 감사원 ‘서해 공무원 피살’ 감사착수
野 “文정부 지우기 의도” 정면반발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청, 국방부 등을 대상으로 17일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해경이 정권이 바뀌기 전 ‘수사하기 전에 이미 월북 결론을 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건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시사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현 정권, 여야 간 충돌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당시 사건과 관련해 “보고 과정 및 절차 등을 정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해경이 전날 1년 9개월 만에 기존 입장을 뒤집은 만큼 당시 판단 경위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 감사원은 문제가 발견될 경우 책임자까지 따져 적정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해경은 하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중순 당시 수사국장이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한 사실은 있지만 ‘이미 월북 결론이 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은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여권에선 당시 청와대를 겨냥해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며 “누가, 어떤 의도로, 무엇 때문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을 왜곡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천벌받을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유족 측은 이날 “당시 국가안보실이 (국방부에) 전달한 지침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유족) 당사자도 더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하지 않겠느냐. 거기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전 정권 지우기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반발했다.

‘월북 공작’ 규정한 與 “文대통령까지 본격 수사해야” 총공세


이준석 “공무원 피살 전말 밝혀야”… 진상조사 전담기구 만들기로
감사원, 월북 판단경위 본격 조사… 유족 고발땐 검경도 나설 가능성
尹 “유족 법적 조치 따라 진행될것… 내가 직접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월북공작 사건은 자유와 인권의 존립에 해가 되는 사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7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해양경찰청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과 관련해 “월북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시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이라고 규정짓고 나선 것. 여당이 여론전에 나선 사이 정부는 당시 상황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감사원은 이날 감사에 착수했고, 이 씨의 유가족이 고발에 나설 경우 검경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與 “월북공작 사건” 총공세
국민의힘은 이날 자체적으로 진상조사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월북공작 사건의 전모는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밝힌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항상 진상규명을 피해자, 유가족 중심주의에 따라서 강하게 주장하던 모습 그대로 월북공작 사건에 대해서도 해달라”고 요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발표는 문제투성이였다”며 “남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핵심 인사들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석기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전원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촉구한다”며 “(새) 정부 발표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가 감춘 이 사건과 관련된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여권에서는 “당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국민의힘은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해경, 국방부 등으로부터 보고받았던 기록물 일체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시 자료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됐고,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나 서울고등법원장의 영장이 필요하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국민의힘 단독으로는 열람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 감사원 감사 이어 검경 수사 가능성도
그 대신 정부 사정기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이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유가족들의 고발이 이뤄지면 검경이 나설 가능성도 큰 상황. 감사원은 일단 문재인 정부가 당시 이 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하며 제시한 근거 등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감사원은 이 사건을 두고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만큼 사실상 ‘재난’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기관이라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특히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 통신 신호와 같은 첩보 등을 근거로 이 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한 경위에 초점을 맞춰 당시 상황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해양경찰이 이 씨의 금융 계좌 등을 조사한 뒤 도박 기간, 채무 금액 등까지 공개한 경위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조사는 각 부처의 몫이기 때문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이 사건과 관련해 “내가 직접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며 “(유족) 당사자도 더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하지 않겠느냐. 거기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이런 기류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수사 논란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밀반입 조사, ‘박근혜 청와대 캐비닛 문건’ 조사 등에서는 청와대가 전면에 나선 바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일단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정치적 보복 수사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이 사건 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문재인 정부 때 이뤄졌던 남북 관련 정책 결정에 대한 재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타깃으로 하는 표적 사정이 아니라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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