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개점휴업’인데… 의원 50여명 줄줄이 해외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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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28명-국힘 23명-정의 2명 등
6, 7월 출장 갔거나 갈 예정 20여건
유럽-동남아 편중… ‘외유성’ 지적도

여의도에서 바라본 국회 주위로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22/06/06 사진공동취재단
여의도에서 바라본 국회 주위로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22/06/06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에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줄을 잇고 있다. 국회의 직무유기 속에 “세비는 매일 의원 1인당 약 42만 원씩 늘어난다. 다 반납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는 자성까지 나오고 있지만 의원들이 해외 출장만큼은 챙기고 나선 것.

16일 국회에 따르면 6, 7월 중 국회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녀왔거나 계획 중인 일정은 20여 건으로 집계됐다. 소속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28명, 국민의힘 23명, 정의당 2명, 기본소득당·시대전환 각 1명, 무소속 3명 등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연합(EU) 특사 자격으로 5일부터 11일까지 벨기에, 프랑스를 다녀왔다. 국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조응천 소병철 의원,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17일부터 캐나다 상·하원의 초청으로 캐나다를 방문한다.

이에 대해 한 야당 의원은 “의회 외교 차원에서 꼭 필요한 출장들이 미뤄지다가 이제부터 잡히기 시작한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 넘게 의회 외교가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의원들이 3·9대선과 6·1지방선거를 치르느라 사실상 상반기에 해외 출장을 떠나지 못한 것도 이달부터 해외 출장이 몰려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개별 의원 차원에서 입법 연구 목적의 해외 출장도 줄지어 잡혀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0일부터 19일까지 독일을 방문해 유럽의 수사·기소 분리 관련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 내부에서도 의원들의 해외 출장 지역 대부분이 유럽, 동남아 지역에 몰려 있어 “외유성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원회 구성조차 못 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걸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회#개점휴업#의원#해외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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