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곤 “다음 시즌엔 공격 기여할 것…아내 곽민정 응원 고마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5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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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세 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KGC 문성곤(29)의 카카오톡 메인 화면엔 ‘선택과 집중’이라고 쓰여 있다. 그가 삶의 기준으로 삼는 표현이다.

고려대 재학 시절 이승현(KCC)과 이종현(데이원자산운용)의 ‘트윈 타워’를 벽 삼아 고감도 외곽슛을 펑펑 날리는 해결사였던 문성곤은 프로 데뷔 후 수비 전문으로 방향을 틀었다. 화려한 공격 욕심을 내려놓고 스틸부터 상대 공격 길목을 차단하는 수비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스틸 1.76개로 국내 선수 1위에 오르는 등 막강한 수비력으로 모든 감독이 데려오고 싶어 하는 선수가 됐다. 기록지에서 공격 포인트만 찾아보던 고교, 대학 선수들에게도 ‘롤 모델’이 됐다.

문성곤은 다음 시즌에 팀 득점 성공률을 높이는 ‘찬스 메이커’ 역할도 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성곤은 “지금까지는 내 공격 옵션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직접 쉬운 득점을 하거나 적극적인 어시스트로 팀 득점이 쉽게 나올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KGC는 지난 시즌 3점슛 1위로 경기당 15.4점을 넣은 전성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데이원자산운용 유니폼을 입으면서 공백이 생겼다. 문성곤으로선 4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는 게 첫 목표지만 공격에도 기여하겠다는 동기가 생겼다.

문성곤은 “팀의 데릴 먼로나 오마리 스펠맨, 그리고 최준용(SK)이 NBA(미국프로농구)에서 뛰는 PJ 터커(마이애미)와 닮았다고 자주 말해줬다. 먼로와 스펠맨은 ‘터커보다 네가 수비는 더 잘한다’며 공격에도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줬다(웃음). 외국인 선수들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준용이는 코너 득점과 어시스트 숫자를 늘리라며 터커를 빗대 최고의 칭찬을 해줬다”고 했다.

평소 조언을 많이 구했던 ‘조선의 슈터’ 조성민이 팀 코치로 온 것도 문성곤에겐 기회다. 새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 또한 현역 시절 ‘이동 미사일’이란 별명을 가진 슈터였다. 공격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문성곤은 “경기당 15~16점 이상을 넣겠다는 게 아니다. 슈팅 성공률도 높여야겠지만 완벽한 팀 득점 상황을 자주 만드는 실속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다. 일단 김 감독이 추구하는 모션 오펜스의 효율을 높이는 틈새 공격 옵션을 찾고 싶다고도 말했다. 지난 시즌 2.33개였던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를 3개까지 늘리고 57%에 그친 자유투 성공률도 높이고 싶어 한다.

문성곤의 농구를 얘기할 때 아내인 전 피겨 국가대표 곽민정을 빼놓을 수 없다. 문성곤은 지난달 29일 결혼 1주년이 되는 날 손편지를 써 자신이 농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점프도 높게 뛰고 허슬플레이를 하는 제 경기를 아내가 아직도 못 봐요. 다칠까봐 걱정돼서. 음식 등 모든 것을 제게 맞춰주고 조용히 지켜보는 아내가 있어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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