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사우디서 에너지 안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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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15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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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중동 순방길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의 최대 관심사는 그간 얼어붙은 미-사우디 관계를 풀 수 있을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7월13~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West Bank),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13~16일 중동 지역을 방문해 이스라엘의 안보와 번영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강화하고, 걸프협력회의(GCC)+3(이집트·이라크·요르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미국의 안보와 경제, 외교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카운터파트들을 만날 것이라고 장-피에르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13~14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등과 만나 이스라엘의 안보와 번영, 더 큰 지역으로의 통합에 대해 논의한다.

AFP는 이란의 핵개발을 축소하는 국제협정이 지지부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체계 등 이스라엘 군에 대한 지원이 강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찾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협의를 갖고 팔레스타인 국민을 위한 안보와 자유, 기회의 동등한 조치를 담고 있는 ‘2국가 해법’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에서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면담할 계획이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두 국가에 대한 평생의 헌신에 대해 강조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거의 단절된 양국 관계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뒤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초청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한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압둘아지즈 국왕의 지도력과 초청에 감사한다“며 ”그는 거의 80년 동안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이 중요한 사우디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다양한 양자간, 역내 및 글로벌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장-피에르 대변인은 전했다. 여기엔 예멘에서 7년 전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이끌어 온 유엔 중재의 휴전에 대한 지지가 포함돼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란의 위협 억제와 인권 증진, 글로벌 에너지 및 식량 안보 보장뿐만 아니라 새롭고 유망한 인프라와 기후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지역 경제와 안보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들도 논의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의 사우디에 대한 정책 기조 변화나 화해의 제스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국영언론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15~16일 사우디에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장-피에르 대변인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할 계획임을 확인했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이른바 MBS(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 변화를 나타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바이든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했던 사우디의 인권 상황에 변화가 없는 데도 사우디를 방문한 것 자체가 논란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장-피에르 대변인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직접 자말 카슈끄지 암살 문제를 직접 제기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인권 문제는 항상 대외문제 대응 시 대화의 한 부분이었으며 대통령이 누구와 대화하느냐와는 무관하게 항상 그럴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어떤 행위에도 눈감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이 40여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산유 부국인 사우디의 원유 증산 등을 요청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백악관도 사우디에서 ‘에너지 안보’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대변인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사우디를 포함한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서는 에너지 생산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장-피에르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사우디 방문이 유가 대응을 위한 노력 차원이냐는 질문에 ”에너지 문제가 중요 이슈지만 유일한 이슈는 아니다“라면서 ”사우디는 80년간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였으며 양국 이익이 얽혀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사우디는 개전 이래 미국과 유럽의 증산 요구를 전부 들어주지 않으면서 러시아의 산유국 지위를 지지하는 등 석유 패권을 손에 쥐고 카슈끄지 사건 이후 국제사회에서 사라진 존재감을 다시금 과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도·이스라엘과 미국, 아랍에미리트가 참여하는 이른바 ‘I2-U2’ 외교그룹 화상 정상회담에도 참여한다. 이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식량 안보 위기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몇 달, 몇 년 동안 이 지역에서 미국의 관여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비전을 설명할 수 있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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