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커진 한은 7, 8월에 첫 빅스텝 밟을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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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스텝’ 공포]
“두달 연속 금리 올릴것” 힘 실려
1900조 육박한 가계부채가 변수

지난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2.06.10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2.06.10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라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한은의 남은 금융통화위원회는 7, 8, 10, 11월 등 총 4번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우선 7, 8월 금통위에서 연달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여태껏 한 번도 한 적 없는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5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였다. 미국(8.6%)에 비해선 낮지만 한은의 장기 물가 목표치인 2%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되면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06.10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06.10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도 우려된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0.75∼1.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포인트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끌어올렸지만 미국이 6, 7월 연달아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면 19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의 부담이 커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8조4000억 원 늘어난다.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남은 4번의 금통위 중 3번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빅스텝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을 피할 수 없어 물가 상승 억제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고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은#빅스텝#연준#자이언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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