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골-골 함성에도… 개운찮은 ‘골골 수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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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살라흐 없는 이집트 4-1 격파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집트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후반 40분에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넣은 조규성(9번)이 주장 
손흥민(7번)의 축하를 받고 있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은 7분 만에 오른발로 감아 찬 강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집트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후반 40분에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넣은 조규성(9번)이 주장 손흥민(7번)의 축하를 받고 있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은 7분 만에 오른발로 감아 찬 강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을 4-1 승리로 장식하며 6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4연전 일정을 마쳤다. 대표팀은 4경기에서 9골을 넣고 8골을 허용하면서 2승 1무 1패의 성적을 남겼다. 전적으로만 보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에 방한한 A매치 상대 4개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제외하면 전력이 강한 팀은 없었다. 특히 8골이나 내준 수비력은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큰 숙제를 안겼다. 대표팀이 이번 A매치 4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대로라면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날 대표팀은 6월 A매치 경기 중 가장 많은 4골을 넣었다. 이집트는 FIFA 랭킹 32위로 한국(29위)보다 3계단 아래다. 이번에 방한한 이집트 대표팀은 주력 선수 대부분이 빠졌다.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손흥민(토트넘)과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를 비롯한 유럽 빅리거들이 부상 등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합 갈랄 이집트 대표팀 감독이 3골 차의 패배를 당하고도 경기력에 큰 불만을 나타내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엔트리 구성 때문이다. 갈랄 감독은 “공격에서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 수비를 뚫고 공격하며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이집트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패스가 전방으로 나가지 못하며 투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는 고립됐다. 손흥민은 전반 15분까지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을 정도였다. 답답한 흐름을 풀어낸 건 손흥민이었다. 한국의 수비 진영까지 내려가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전반 16분 손흥민이 중앙선 오른쪽 부근에서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김진수(전북)를 향해 길게 패스했다. 이어 김진수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손흥민이 중앙선 아래에서 볼 공급을 조율하면서 측면과 중앙 공격도 살아났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플레이 메이커로 나선 해리 케인의 역할을 대표팀에선 손흥민이 맡았다. 손흥민이 중앙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소속팀에서와 달리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도 손흥민에서 시작됐다. 전반 22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황의조가 문전으로 방향을 바꿔놓았고 골문 왼쪽에서 달려들던 김영권(울산)이 머리로 밀어 넣었다.

수비 불안과 패스 실수는 이날도 적지 않았다. 전반 38분 실점 상황에서는 수비수 7명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있었지만 이집트 공격수 3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우리 진영에서 패스 실수로 이집트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위험한 장면도 몇 차례 나왔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진으로의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 흐름이 계속 끊어지기도 했다.

이집트는 후반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틈을 타 한국은 후반 40분과 후반 추가시간에 조규성과 권창훈(이상 김천)의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터뜨린 4골 모두 각각 다른 상황이었고,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과 태도가 좋았다”면서도 “모든 경기에서 수비 실수가 나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잘했던 것을 유지하면서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축구 국가대표팀#이집트#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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