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제동 걸고 당내 갈등 막고…존재감 커지는 ‘윤핵관’ 권성동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4일 18시 22분


코멘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근 행보를 보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4일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최근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4월 8일 당선 소감으로 “대통령에 할말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던 권 원내대표는 68일 동안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취임 보름 만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전격 합의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이후 각종 현안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 권성동, 인사·추경 국면 풀어내며 존재감
검수완박 여야 합의 번복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권 원내대표는 이어진 인사청문회 국면에서부터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권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 인준과 정 전 후보자 사퇴 등을 순조롭게 풀어가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도 ‘6·1지방선거 전 처리’라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목표대로 이뤄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새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자 “부적절한 인사”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 결국 이 문제는 윤 행장이 고사 의사를 밝히며 일단락 됐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고 매끄럽게 사안을 풀어갈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각종 현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대표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이 공개 충돌했을 때도 권 원내대표는 “혁신을 둘러싼 논의가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진화에 나섰고, 양측의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앉았다.

● 제동 걸린 친윤 모임 ‘민들레’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세력화 논란이 불거졌던 ‘민들레 모임’에 제동을 건 것도 권 원내대표였다.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 등이 참여하는 민들레 모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권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장 의원은 모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민들레 모임 간사를 맡았던 이용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소나기를 피해 잠시 쉬어가자고 했는데 오해는 상당 부분 풀렸다”며 “(출범) 시점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소나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들레 모임은 당초 계획했던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협의체가 아닌 순수한 의원 모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 입법을 통한 주요 국정과제 지원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당장 교착 상태에 빠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지만 그 자체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원내에서 대야 협상을 통해 사전에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