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OECD 1위 ‘불명예’…코로나 블루에 더 늘수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4일 1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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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 탓에 향후 2~3년간 자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까지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2022 자살예방백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백서는 지난 2014년 이후 9년째 발간하고 있다.

통계의 최신 자료인 2020년 수치를 보면 자살자 수는 1만3195명,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은 25.7명이다.

각각 전년대비 4.4%씩 감소했다.

특히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 31.7명과 비교하면 19.0% 줄었다.

그러나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국가별 연령 구조 차이 보정을 위한 연령표준화 값을 활용한 결과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9년 24.6명으로 회원국 중 1위이자 OECD 평균 11.0명보다 2.2배 높다.

10~20대 자살률 1위인 아이슬란드를 제외하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자살률 1위였다가 리투아니아가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2016~2017년 순위가 하락했지만 2018년부터 다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사전설명회에서 “통계청에서 계산한 연령표준화값을 보면 2020년 기준으로도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했지만 자살률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통계청에서 올해 3월까지 자살사망 동향 잠정치를 낸 결과 자살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3월이라고 하면 본격적인 일상회복 이후의 자살 사망은 반영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통계와 전문가 견해를 보면 보통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가 닥쳤을 땐 국민적 단합이 발휘돼 자살 사망이 감소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고 향후 2~3년간 자살 사망률이 증가해 일상회복 이후 자살 사망 증가 추이를 주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20년 자살 사망 통계 세부 사항을 보면 남성이 68.9%인 9093명, 여성이 31.1%인 4102명이다. 자살률의 경우 남성이 35.5명으로, 여성 15.9명보다 2.2배 높다. 단 남성은 2018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여성은 같은 기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는 여성이 60.7%로 남성 39.3%보다 1.54배 많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보통 자살이나 자해 시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데 치명상,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남성이 많다”고 말했다.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80대 이상이 62.6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38.8명, 50대 30.5명, 60대 30.1명, 40대 29.2명, 30대 27.1명, 20대 21.7명, 10대 6.5명 순이다.

위 관계자는 “노인 자살률이 1위인데, 가장 큰 원인이 신체적, 정신적 문제이고 노인 빈곤율도 높아서 경제적 어려움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다행히 노인 자살률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년대비 자살률 증감률은 40대 이상의 경우 모두 감소했으나 30대 이하는 증가했다. 20대의 증가율이 12.8%로 가장 높았고 10대 9.4%, 30대 0.7% 순이다. 특히 9~24세 청소년 자살률은 11.1명으로 2017년 7.7명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전년대비 성별, 연령별 자살률 증감 추이를 보면 10대 남성 18.8%, 20대 여성 16.5%, 60대 여성 14.3%, 20대 남성 10.2%로 많이 증가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0대 이하 청소년, 청년층 자살 사망률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동기는 정신적 문제가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 동기를 보면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38.4%로 가장 많고 경제생활 문제 25.4%, 육체적 질병 문제 17.0%, 가정 문제 7.0%,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 3.9%, 남녀 문제 2.8% 등이다.

남성의 경우 10~20대는 정신적 어려움,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 60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 가장 많았다. 여성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최다였다.

지역별로는 경기 3129명, 서울 2161명, 부산 921명 순으로 많은데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충남 27.9명, 제주 25.5명, 강원 25.4명 순이다. 월별로는 7월, 8월, 5월 순으로 많고 12월이 가장 적다.

직업별로 보면 58.9%가 학생·가사·무직이었으며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10.2%, 사무 종사자 9.2%, 단순 노무 종사자 8.6%,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4.8%,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2.7%, 사병을 제외한 군인 및 직업 미상 2.1%,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1.8%,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0.9%, 관리자 0.7% 순이다.

정부는 2018년 자살행동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자살예방정책과를 수립하고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관련 예산의 경우 2017년 99억원에서 2022년 451억으로 늘었고 센터당 인력도 2020년 3명, 2022년 4명, 2024년 5명까지 증원할 예정이다.

올해 8월에는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자살 시도자 발견시 당사자 동의를 받지 않아도 자살예방센터 등에 정보를 이관해 사례관리를 할 수 있는 자살예방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7월에 자살 사망 심리부검 결과 보고서, 12월에는 2018~2020년까지 경찰청을 통한 자살 사망 분석 통계를 수집해 자살 사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7월에 심리부검 보고서, 12월에 자살 사망 보고서가 추가로 나오면 면밀한 자살 사망 원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18 자살행동기본계획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2023년부터 시행할 새로운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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