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철수한 맥도날드, 새 이름 ‘맛있으면 그만“으로 재개장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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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사업 철수된 뒤 현지 사업가에게 인수된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맥도날드는 이날 ‘브쿠스노이 또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라는 새 브랜드명으로 재개장했다.

러시아어로 “맛있으면 그만”이라는 뜻으로, 이날 수도 모스크바에는 새단장한 매장 15곳이 문을 다시 열었다.

모스크바 푸쉬킨광장점에는 피시버거, 치킨너깃, 더블 치즈버거 등 메뉴가 그대로 판매됐다. 맥도날드가 사용하던 포장지도 개조해 제품 포장에 이용됐다. 다만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은 없었다.

업체는 “이름은 바뀌었지만, 사랑은 남아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며, 매장 직원 유니폼에는 “똑같은 미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1990년 푸쉬킨광장에 첫 맥도날드 매장이 개장했을 당시, 많은 러시아인이 맥도날드 직원 미소를 통해 폐쇄적인 소련 경제에서 서구 상품 및 서비스로 전환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렉 파로예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목표는 손님이 품질이나 분위기 면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매장 안팎은 햄버거, 콜라, 프렌치프라이 등을 사기 위해 몰린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 러시아 전역에 있는 850개 매장을 라이선스 계약자인 현지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에게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고보르는 5만1000명 상당 직원을 현재 조건으로 고용 승계하고 전국 45개 지역 직원 급여와 공급업체 등 기존 부채 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BBC 러시아는 고보르가 맥도날드 전체를 인수할 만큼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방 제재 대상인 소프콤방크도 인수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민들은 맥도날드 새 이름을 조롱하기도 했다. 한 모스크바 시민은 러시아 친정부 매체와 인터뷰에서 “독특하지만 흥미롭다”며 “(러시아어 맥도날드 축약어인) ‘맥덕’이 더 나았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시위자는 “빅맥을 돌려달라”는 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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