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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김정은, 南겨냥 “강대강 정면승부”… 核실험 등 도발 정당화 의도

입력 2022-06-13 03:00업데이트 2022-06-1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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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남 강공]
南을 적으로 명시, 긴장 수위 높여 강경기조 예고하듯 방사포 5발
김정은 “정면승부” 표현도 주목 ‘대북제재 맞서겠다’는 의지인 듯
왼쪽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선권 통일전선부장, 최선희 외무상.
북한이 8∼10일 진행된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론에서 남측을 ‘적(敵)’으로 명시한 건 남북 간 긴장 수위를 높이겠다는 예고이자 향후 ‘중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선언한 것도 화해 기조 대신 핵·미사일 능력 강화 등 강경 노선을 통해 대북제재 등에 정면으로 맞서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가 지난달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맞선 강경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북한 역시 이번에 ‘강 대 강’으로 맞서겠다고 밝히면서 출범 한 달째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북한 리스크’가 최대 암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北, 2년 만에 ‘대적(對敵)’ 표현 꺼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정치국 상무위원 등 북한 주요 인사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는 모습. 두 번째 줄 오른쪽부터 현송월 당 부부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노동신문 뉴스1
11일 노동신문은 전원회의 결과 “대적 투쟁과 대외사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남측을 겨냥해 ‘대적’이라고 언급한 건 2년여 만이다. 앞서 2020년 6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북한은 대북 전단 비난 담화를 낸 뒤 남북 간 모든 통신을 끊는 등 대남 강경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적 사업’이란 표현까지 썼다. 이후 남북 관계가 해빙기로 접어들면서 북한은 ‘적’ 표현을 자제해 왔는데 이번에 다시 그 표현을 꺼내든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그동안 남측을 겨냥한 표현을 바꾸거나 수위를 높일 때마다 곧 긴장 고조 행위로 이어갔다”며 “결국 우리가 적이니 북한 자위권을 위해 핵실험도 정당하단 논리를 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북한은 대적 투쟁을 선언한 당 전원회의 종료 이틀 뒤인 12일 오전 8시 7분∼11시 3분 서해상으로 122mm 또는 244mm로 추정되는 방사포(다연장로켓) 5발을 쐈다. 비행거리와 고도는 각각 수십 km로 파악됐다. 군은 포병 훈련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대남 강경 기조를 예고하는 저강도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 김정은 ‘정면승부’ 밝히며 긴장 수위 높여

김 위원장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직접 밝힌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이란 표현도 주목할 만하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 무력과 국방연구부문이 강행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하며 이러한 원칙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최대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앞으로도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에서 상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때 김 위원장은 “핵 선제 및 보복 타격”을 거론하며 핵무기 장착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개발도 처음 공식화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 보면 결국 김 위원장이 ‘정면승부’를 선언한 건 한반도 긴장 상황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핵실험 관련해선 직접적 언급을 안 했지만 “국가 안전에 대한 담보와 신뢰의 기초를 다지는 데서 역사적인 전진을 이룩했다”고 자평했다. 신형 미사일 개발 등에서 계획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싱가포르=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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