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새 교육감에 거는 기대와 우려[기고/조주행]

조주행 전 중화고 교장
입력 2022-06-13 03:00업데이트 2022-06-13 03:2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주행 전 중화고 교장
최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새 교육감들은 각각 큰 포부가 있겠지만 위기에 처한 우리 교육의 문제를 생각하면 기대와 더불어 우려도 큰 실정이다. 일부 교육감들은 일선 현실과 거리가 먼 추상적인 거대 담론을 교육혁신의 구호로 내걸면서, 법 개정이나 교육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한 제도개혁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들은 여전히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학교를 서열화한다며 자사고·외고를 폐지해 평등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진보 교육감들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억지이념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일반고의 경쟁력을 자사고·외고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되레 ‘하향 평준화’를 추구하려는 것으로 비칠 뿐이다.

교육계는 시급한 현안이 적지 않다. 당장 2025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교에 적용하겠다는 고교학점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교총 조사에서는 72%, 전교조 조사에서도 65.8%의 고교교사들이 고교학점제에 반대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에게 교과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는 좋지만 교사 수급 문제나 일부 우수고교에 유리할 수 있다는 논란은 여전하다. 학생수 감소로 남아도는 교실을 이용한 ‘1교사 1교실제’ 또한 대규모 학교에서나 가능한 것이어서, 고교학점제는 여유 교실이 없거나 교사 여건이 열악한 지방의 소규모 학교에는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새 교육감들이 모두 학력신장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는 점이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2012년 2.6%에서 2016년 4.1%, 2018년 8∼9% 등으로 증가 추세다. 기본적으로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고, 교사가 잘 가르쳤느냐, 학생이 열심히 공부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학생들의 성적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학생의 자유와 인권 보호가 강화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런 자율성이 학사가 느슨하게 관리되고 면학 분위기를 흐리게 만든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 이른바 ‘교원고시’에 합격한 우수 교사들이 해마다 투입되고, 학생들에게 투입되는 1인당 교육비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에 걸맞은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새 교육감들이 학력신장 정책을 주장하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은 것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책이 보이질 않는다.

최고 양질의 교육으로 최대의 성과를 산출하려면, 교사가 학생 교육에 최고의 열정과 헌신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런 교사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바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게 학교장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장 초빙제’ 이후 교사들의 사기는 떨어졌으며 각종 새 행사 추진으로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새 교육감들은 일선 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을 빠르게 파악해 학교장의 권한과 책무를 높이고, 교사들의 헌신과 보람을 이끌어내며,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이뤄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조주행 전 중화고 교장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