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울지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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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전쟁에서 싸울 때 우린 축구선수로 나라위해 싸워”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서 0-1 패… 우세한 경기였지만 자책골 나와
16년 만의 월드컵 진출 좌절돼… 베일 프리킥이 골 연결된 웨일스
64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 잉글랜드-이란-미국 B조에 배정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카라바예우가 6일 웨일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0-1로 져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은 채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카디프=AP 뉴시스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카라바예우가 6일 웨일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0-1로 져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은 채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카디프=AP 뉴시스
웨일스가 우크라이나를 꺾고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피해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16년 만의 월드컵 출전’이라는 선물을 국민들에게 안기려 했으나 좌절됐다.

웨일스는 6일 우크라이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1-0으로 이겨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웨일스는 앞서 4월에 진행된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 결과에 따라 잉글랜드, 미국, 이란과 함께 B조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축구 종주국인 영국은 월드컵에 국가 단위로 출전하지 않고 축구협회(FA)를 따로 두고 있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각자 팀을 꾸려 유럽 예선에 참가한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만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같은 조에 속한 건 처음이다.

웨일스는 경기 내용에서 밀렸다. 볼 점유율에서 32 대 68, 슈팅 수 10 대 22, 유효 슈팅 수 3 대 9로 모두 밀렸다. 웨일스의 수문장 웨인 헤너시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질 뻔했던 경기였다. 웨일스는 상대 자책골로 승리를 얻었다. 전반 33분 개러스 베일의 프리킥이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야르몰렌코 머리를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통한의 자책골로 월드컵 진출의 꿈이 무산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 휘슬이 울린 뒤에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2006년 독일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를 처음 경험했고 이번에 16년 만의 두 번째 진출을 노렸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유럽 각지에 흩어진 난민들은 이날 TV 앞에 모여 자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영국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 중 2000여 명은 경기가 열린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을 찾아 관전했다.

웨일스 선수들은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포옹했다. 우크라이나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수비수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국민 모두가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축구 선수로서 나라를 대표해 싸웠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우크라이나#웨일스#월드컵 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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