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팬데믹 대응위해 세계적 조직 마련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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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해법 10일 출간

“문제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67)는 10일 출간되는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비즈니스북스)에서 2014년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퍼진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세계의 대응을 이렇게 진단했다. 게이츠는 팬데믹 대응 시스템의 부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번 책에서 질병의 ‘아웃브레이크’(특정 지역에서 작은 규모로 질병이 급증하는 현상)가 팬데믹이 되는 것을 막는 시스템을 정부, 과학자, 기업, 개인이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계가 시작해야 할 액션 플랜의 출발점은 팬데믹에 대응하는 세계적 조직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조차 자금이 넉넉하지 않고, 팬데믹 전담 인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대응 조직에 전염병학, 유전학, 약물 및 백신 개발, 외교 등 전 분야의 인재를 두고, 세계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체가 확인된 후 6개월 내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가 기대를 거는 기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이다. 이 기술은 코로나19가 터진 후 모더나와 화이자가 1년여 만에 도입한 기술로,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게이츠는 “미래의 아웃브레이크에서는 최초 확진과 최초 백신 후보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몇 주 혹은 며칠 단위로 측정하게 될 것이고, mRNA가 이를 가능케 할 기술로 자리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mRNA 기술에 대한 충분한 투자와 연구를 권고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건 팬데믹 전담 조직 주도하에 ‘현장 종합 훈련’을 진행하자는 것. 아웃브레이크를 경험하는 도시를 지정하고, 병원체에 대한 진단 검사가 얼마나 빨리 개발되는지, 공급망이 단절될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을 시뮬레이션하자는 것이다. 훈련에서 발견한 사실 중 의미 있는 내용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꾸준히 알리고 필요한 사항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빌 게이츠#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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