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질’ ‘죽기 살기’ ‘무한 책임’…압승에도 몸 낮춘 국민의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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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압승과 관련해 겸손 모드를 취하고 있다. 오만하게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며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방선거 다음 날인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감사 인사와 함께 겸손하겠다는 발언 등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일 하는 여당이 되게 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어 지방선거에서 지방행정 상당 부분을 국민의힘이 담당하도록 지원해주고, 믿어준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지난 2년 전 총선에서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돼서 일방적인 독주를 하다가 2년여 만에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저희도 정말 겸손한 자세로 오직 국민만 보고 일 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9일 대선과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연승을 거둔 것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압승했던 민주당의 자만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또한 그는 “이번에 거둔 성적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망라해서 상당히 많은 권한을 저희가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에 국민이 여당에 몰아주신 강한 지지는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다. 저희에게 쥐어준 큰 권한과 신뢰를 절대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엑스포에서 한 기업체의 부스를 찾아 회사 직원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엑스포에서 한 기업체의 부스를 찾아 회사 직원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아울러 이 대표는 2024년 치러지는 총선을 언급하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제가 오늘 힘줘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더 노력하겠다는 것”이라며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서 저희가 혁신과 개혁의 기치를 내려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의 의미는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하도록 해달라는 저희의 호소에 국민께서 신뢰를 준 것”이라며 “저희는 진짜 죽기 살기 각오로 무한 책임을 바탕으로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민심은 국정 안정을 택했다. 정부가 제대로 일 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 압도적으로 힘을 모아줬다”며 “압승으로 정권교체를 완성해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심은 매서운 눈으로 우리 당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잘해서 받은 성적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라는 민심의 채찍질”이라며 “민심 앞에 더 겸손하게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 공약실천점검단을 꾸려 국민께 공약 이행 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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