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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與에 국정성과, 野에 자기혁신 주문한 6·1선거 民心

입력 2022-06-02 00:30업데이트 2022-06-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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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가 시작된 인 1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2022.6.1 뉴스1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이겼다. 17개 시도지사 중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고 최소 10곳을 쓸어 담았다. 오전 2시 현재 경합지 3곳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4년 전 선거에서 14곳을 휩쓸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지방권력도 거의 내놓게 됐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선 이재명 후보가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됐다. 여소야대 구도하에서 막 첫발을 뗀 윤석열 정부가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실시된 이번 지방선거는 0.73%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린 3·9대선의 연장전 성격이 짙었다. 지방권력까지 교체해 정권교체를 완성하자는 쪽과 지방선거 선방으로 대선 패배를 설욕하자는 쪽의 대결이었다. 인물과 지방 의제는 묻혔다. 이 싸움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86그룹 중심의 지도부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힌 채 철저한 반성과 혁신에 눈을 감았다. 새 정부 출범을 발목 잡는 듯한 태도는 ‘대선 불복’으로 비쳤다. 이재명 조기 등판은 ‘방탄용 배지’ 논란을 불렀다. ‘처럼회’와 같은 강경파 초선 의원들과 극성 당원들의 목소리에 당이 휘둘렸다. 20대 여성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내홍은 당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재명 책임론, 86그룹 퇴진 등 세대교체론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들이 잘해 국민 지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새 정부가 맞닥뜨린 복합 위기 상황이 간단치 않다. 경제 안보 질서의 급변 속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생산·투자·소비 동시 감소도 발등의 불이다.

윤 대통령부터 이번 승리를 오독(誤讀)하면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국정 지지율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1기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컸다. ‘검찰공화국’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볼 수 있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때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전히 입법 권력을 쥐고 있는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

전체 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50.9%에 그친 것은 심상치 않은 민심의 지표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투표를 포기한 것 자체가 여야 정치권에 ‘무언의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여든 야든 모두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더 유리했는지에 대한 분석을 떠나 진짜 민심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여야 모두 당장의 승패를 떠나 이 같은 민심의 흐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민주당은 전국 단위 선거 4연패로 행정, 입법, 사법, 지방권력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허물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국민의힘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이겼지만 승리에 취해선 안 된다. 지방권력까지 거머쥐게 됐다고 희희낙락했다간 2년 뒤 총선 민심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물가는 갈수록 오르고 투자 감소로 성장 엔진은 식어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국가적 난제는 일일이 열거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윤석열 정부는 오롯이 국정 성과로 선거 결과에 응답해야 한다. 민심의 시계추는 정확하다. 어느 쪽이 자기 혁신에 나서고 나라살림과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세력인지 국민은 늘 꿰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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