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놀랍고도 아름다워 소개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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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출판사 담당자 3인 인터뷰
“대중문화 넘어 문학 자체 인정받길”
“잇단 수상 ‘양날의 칼’ 될수도”
“훌륭한 번역가 키워야 성공해”

1∼5일 열리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각국 출판인들의 교류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혹은 소규모 대면행사로 진행된 2020, 2021년과 달리 올해는 18개 해외 출판사와 12개국 47명의 해외 강연자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찾는다. 최근 활발해진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해외 출판계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1일 ‘한국 문학작품이 세계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 캐나다, 영국 출판사의 한국문학 담당자 세 명을 만나봤다.

브리트니 데니슨 미국 뉴디렉션 퍼블리싱(1936년 설립) 홍보이사는 김혜순 시인이 미국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받는 데 기여했다. 트레이시 허런 편집자는 캐나다 드론 앤드 쿼털리(1990년 설립)에서 기획편집을 맡고 있다. 크리스틴 알파로 출판담당자는 한강 소설가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가 2015년 세운 영국 틸티드 액시스 프레스에서 일하고 있다.

― 한국문학을 처음 접했을 때 어땠나.

“너무 신났다. 내가 읽지 않은 종류의 작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허런)

―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문학은 놀랍고 아름답다.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을 예로 들겠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세월호 참사 등)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한국인만이 읽을 시라고 단정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시 아닌가.”(데니슨)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일본문학이 많이 소개됐지만 한국문학은 그렇지 않다. 북미권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허런)

― 이수지 정보라 손원평 등 한국 작가들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의미와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근 한국문학을 궁금해하는 북미권 독자가 많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한국 대중문화의 성장이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이끈 건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후광효과를 넘어 한국문학 자체로 인정받아야 한다.”(허런)

“한국문학 작품들이 한 해에 연달아 국제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르는 일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국제문학상 후보로 지명되거나 상을 받으면 많은 해외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문학상 심사위원들이 (국가별 안배 때문에) 다른 한국문학 작품들에 상을 주기를 주저할 수도 있다.”(데니슨)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에는 ‘저주토끼’를 번역한 허정범(안톤 허) 같은 번역가들의 노력이 크다. 최근 여러 한국 번역가와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번역뿐 아니라 작품을 알리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 훌륭한 번역가를 키워야 한국문학이 성공할 수 있다.”(알파로)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한국문학#영미권 출판사 담당자#3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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