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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美, 한반도를 체스의 ‘말’로 써”… 美 “긴장 고조된건 中 책임”

입력 2022-05-28 03:00업데이트 2022-05-2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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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다툼 한반도로 확산
中 “美, 한반도를 체스의 ‘말’로 써”… 美 “긴장 고조된건 中 책임”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두고 ‘한반도 전쟁 불길’ 등을 거론하며 위협한 것은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각각 상대방 최고지도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 역시 ‘신(新)냉전’을 방불케 하는 양국 갈등이 더 격화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 中 “단호한 결단 가능” vs 美 “한미일 차원 대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이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안의 표결을 실시했다. 하루 전 탄도미사일 3발을 쏜 북한에 석유 수출 등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정족수(9표)를 넘긴 13개국의 찬성표를 받았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표결 직후 장 대사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상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반도 상황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체스 말’로 쓰려고 한다”며 “만약 누군가 다른 생각을 갖고 동북아시아부터 한반도까지 전쟁의 불길을 퍼뜨리려 하면 중국 또한 단호한 결단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떤 사람’은 한반도의 이웃 중국에 부정적인 의도를 갖고 이런 상황을 바라볼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미국이 동맹과의 연합훈련을 강화해 중국과 북한을 압박한다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협의체 ‘오커스’,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을 좌시하지 않을 뜻도 밝혔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고 중국을 두둔했다. 그러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이날 안보리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양상이 뚜렷했다. 이날 회의에 초청된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유엔 주재 일본대사 등도 북한과 중국 등을 비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념하며 부족한 자원을 하늘로 날려버렸다”고 했고, 이시카네 대사 역시 “안보리는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한미, 미일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미일 3자 차원의 조치를 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 피지 IPEF 가입 vs 왕이 남태평양 순방 시작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남태평양 피지가 중국 견제용 경제공동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14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쿼드 회원국인 호주 역시 페니 웡 외교장관을 피지에 보냈다. 이날부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피지, 솔로몬제도 등 남태평양 8개국을 순방하며 경제 지원을 무기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하는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 뚜렷하다.

최근 미국과 안보협정을 맺은 미크로네시아의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은 이웃 국가 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뜻 매력적인 듯 보이는 중국의 지원 제안이 남태평양 경제와 사회를 중국에 종속시키고 미국과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신냉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1일로 예정된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를 앞두고 홍콩 당국이 시 주석의 방문에 대비해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약 2년 반 동안 중국 본토에 머물고 있는 시 주석이 홍콩에 대한 사실상의 직할 통치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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