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추경호 “규제·법인세 개혁”… 실천속도에 경제성패 달렸다

입력 2022-05-28 00:00업데이트 2022-05-28 06:0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그제 열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범정부적인 과감한 규제 혁파와 법인세제 개선을 통해 약화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작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카드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날 한국의 성장 정체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의 결과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공계 청년인재의 집중 육성 등 구체적 해법을 제시했다.

포럼에서 집중 논의된 성장 잠재력 저하는 현재 한국 경제의 최대 난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특단의 정책 대응이 없으면 현재 2% 안팎인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2030년대에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5년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진다는 ‘5년 1% 하락의 법칙’은 정권이 여러 번 바뀌어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해묵은 ‘갈라파고스 규제’,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법인세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아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리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추 부총리가 “기업의 자율과 창의, 열정을 짓누르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확 벗겨드리겠다. 세제, 금융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카드 교수가 짚어낸 한국 경제의 문제들은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케 한다. 카드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하지 않는 한국 청년이 20∼30%나 된다면서 “다른 나라에선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이 일자리를 더 갖는데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출산·고령화로 청년이 줄어드는데 취업과 따로 노는 교육 시스템 때문에 인재들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스템(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이공계 인재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때문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부족한 인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날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한국 경제가 백척간두 위에 섰다고 진단했다. 저성장·고물가·양극화의 3중고가 닥쳤는데 이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힘든 상황이란 뜻이다. 며칠 새 450조 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10대 그룹이 5년 안에 총 1055조6000억 원의 투자와 40만 개의 일자리를 약속했다. 선진국 문턱을 간신히 넘어선 뒤 탈진한 성장엔진을 다시 활기차게 돌릴 소중한 기회다. 정부의 규제개혁 속도가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따라잡지 못해 오기 힘든 기회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