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짝퉁’ 사업가 청탁받고 골프채 받은 부장판사, 무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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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6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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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사상 재판을 받고 있는 지인에게 유리한 결과 제공을 청탁받고 ‘짝퉁’ 골프채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장판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부장판사 A씨(53) 측 변호인은 26일 오전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A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상피고인인 지인의 범죄전력이나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민형사상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지인에게 특정 변호인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는 지인의 법적 분쟁과 관련해 피고인 A가 불법행위를 했다는 심증만 있지, 상당부분은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당초 진품 골프채 인줄 알고 검찰이 조사했다가, 진품이 아니어서 수사의 방향이 바뀌었다”며 “공소장이 맞질 않는 부분이 있어 증거에 대한 의견과 공소장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 주장에 대해 “수사 착수배경은 고위공직자 비위 관련 사건이 접수돼 이첩돼서 진행된 것이고, 공소사실은 수사의 결과물”이라며 “골프채 등은 피고인 B가 안산지원에서 1심 판결 후 수원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피고인 A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 것과 더불어 향후 자신과 관련된 민형사상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유리한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청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시적 청탁이 아니라 하더라도 판례에 비춰 묵시적 청탁은 인정돼야 한다”며 “피고인 B가 수사에 관해 도움을 요청해야 할 절신한 사정이 있었던 상황에서 부장검사인 피고인 A가 17년간 쌓은 인맥, 피고인 B에 대해 범죄전력 등을 알고 있었던 사정 등을 고려해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담당 재판부에 알선에 이르지 않더라도 피고인 A와 B의 관계상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받기 위해 금품이 오간 것”이라고 했다.

또 “피고인들은 2021년 5월 피고인 A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선 대법 윤리감사실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해 결국 수사 강제성이 없는 감사관실은 골프채가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것인지 그 관계를 밝히지 못하기도 했다”며 “피고인 A는 법관징계법 2조 품위유지손상만 적용돼 감봉 3개월에 104만원만 부과됐다”고도 했다.

A씨는 이날 직업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법원 공무원이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인부를 확인 한 뒤, 이후 증거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7월 중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19년 1월31일 민형사상 재판을 받고 있던 지인인 B씨(53)의 사건 청탁을 받고 대가로 짝퉁 골프채 세트과 골프가방, 과일선물세트 등 총 77만9000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민형사상 유리한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수차례 법원 사건검색 시스템에 접속해 B씨에 대한 사건을 18차례에 걸쳐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8년 안산지원에서 사기죄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2019년 수원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0년경 고향 친구로부터 마트 운영을 하는 B씨를 소개 받아 친분 관계를 맺어 오던 중, 마트 운영과 관련해 사기죄 등으로 실형 전과를 비롯해 다수의 민형사상 재판을 받고 있었던 B씨와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도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으며 또다른 지인은 C씨는 A씨에 대한 감사에 나선 대법 윤리감사관실 직원을 속인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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