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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우크라 침공한 조국 부끄럽다”… 러 외교관 사임

입력 2022-05-25 03:00업데이트 2022-05-25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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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력 제네바 대표부 본다레프 “다른 외교관도 나처럼 나서주길”
英신문 “두 달前 푸틴 암살 시도”
스타벅스, 러 시장서 철수 결정… 美싱크탱크 “러 점령지 20% 줄어”
20년 경력의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41·사진)가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23일 전격 사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상황에서 얼굴이 알려진 외교관이 공개적인 비판 성명을 내고 사직한 것은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이 상당함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 또한 두 달 전 해외 암살단이 푸틴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러시아 당국이 이를 무력화했다고 보도하는 등 러시아 안팎의 분열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의 러시아대표부에 근무하는 군축 전문가 본다레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외교관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2월 24일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상급자에게 수차례 우려를 제기했지만 ‘파문을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러시아 외교관도 나서 주길 바란다. 그러나 내가 기소되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그는 “받아주는 나라가 있다면 망명하겠다”며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을 뜻을 밝혔다. 제네바 주재 각국 외교관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러시아 보이콧도 이어졌다. 2007년 러시아에서 첫 매장을 연 후 현재 130개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23일 철수를 결정했다. 앞서 미 맥도널드도 18일 러시아 철수를 밝혔다.

미 군사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는 3월 30일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당시 러시아는 2014년 강제병합한 남부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 63만 km² 중 27%(17만 km²)를 장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 북부 체르노빌, 동부 하르키우 등을 속속 탈환하자 점령지가 대폭 줄었다.

23일 우크라이나 법원은 민간인을 사살한 혐의로 첫 전쟁범죄 재판 대상자가 된 러시아군 하사 바딤 시시마린(21)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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