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에 타격… 에어비앤비, 6년만에 中 사업 접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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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서비스 中기업에 고전
상하이 등 도시 봉쇄에 한계 봉착
‘재택근무 각광’ 화상 플랫폼 줌은
위드코로나에 2~4월 순익 반토막

세계 최대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최대 화상회의 플랫폼 ‘줌’이 23일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이 있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에어비앤비는 확진자가 1명만 나와도 해당 구역을 통째로 폐쇄하는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때문에, 줌은 세계 각국의 방역규제 완화, 즉 ‘위드 코로나’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24일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7월 30일부터 단계적으로 중국 본토에 있는 숙소 리스트를 내린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이용자가 기존처럼 해외 숙박은 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토종 숙박 공유 플랫폼인 투자(途家), 샤오주(小猪)는 100만 개 이상의 숙소를 확보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중국에서 약 15만 개의 숙소만 확보했다. 이에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외국인의 중국 방문이 급감했다. 특히 최근 상하이, 선전 등 중국 주요 대도시가 확진자 급증으로 봉쇄되면서 한계에 다다랐다.

현재 에어비앤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 산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주가 역시 올해 초 대비 32% 급락했다. 지난해 말 야후, 지난달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이어 미 정보기술(IT) 업체가 규제가 심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중 재택근무의 필수 도구로 각광받았던 줌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2011년 설립 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줌은 올 2∼4월 매출액이 10억7000만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역시 1억1360만 달러(약 143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으로 줄었다. 각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재택근무가 줄어든 것이 성장 둔화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줌 주가 역시 올 들어 51% 이상 떨어졌다.

중국계인 에릭 위안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가 끝나도 많은 직장인들이 사무실과 가정을 넘나들며 일할 것”이라며 “단순히 화상회의 지원을 넘어서 복합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해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코로나 봉쇄#에어비앤비#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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