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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日 기자가 카메라로 증언한 5·18 현장

입력 2022-05-25 03:00업데이트 2022-05-2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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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기자 미공개 사진 170여 점
5·18민주화운동기록관서 특별전
두 딸 방한… “한일 우호에 도움되길”
24일 5·18민주화운동 아사히신문사 미공개 컬렉션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나카쓰카 마리 씨(왼쪽)와 아오이 유카 씨가 5·18 당시 고 아오이 가쓰오 기자가 광주MBC 화재 현장을 촬영한 사진 앞에 서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사진전을 개최한 걸 알면 천국에서 아버지가 깜짝 놀라실 겁니다.”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선 ‘5·18민주화운동 아사히신문사 미공개컬렉션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고 아오이 가쓰오 아사히신문 기자(1934∼2017)의 장녀 나카쓰카 마리 씨(53)는 “과묵한 성격의 아버지는 취재 현장에서 쓰던 카메라를 가족보다 소중하게 여기셨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아사히신문 오사카 본사의 사진부 기자로 40년 넘게 활동한 아오이 기자는 창사 100주년 기획 취재를 위해 1980년 한국에 왔다가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걸 알고 5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 동안 현장을 취재했다. 그는 신문 지면에 게재된 일부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진과 자료 등을 개인적으로 보관했다.

두 딸은 2018년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5·18 관련 사진 170여 점과 당시 기자출입증, 사용했던 카메라 등을 발견했다. 어떤 사진인지 몰라 아사히신문의 다른 기자에게 물었는데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 사진이며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자료”라는 답변을 듣고 유품을 아사히신문에 기증했다.

전시된 사진 중에는 1980년 5월 20일 광주문화방송(MBC)에 불이 난 장면을 담은 컬러 사진, 계엄군이 버스에서 시민들을 끌어내리고 구타하며 연행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한다. 나카즈카 씨는 “특별전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한일 우호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방한한 둘째 딸 아오이 유카 씨(48)도 “사진과 자료를 전시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특별전은 7월 31일까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한편 24일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광주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3공수여단 박모 중대장 등 3명은 19, 20일 유가족 10여 명을 만나 눈물로 사죄했다.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최초 사망자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 등을 만난 박 씨는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임 여사는 “양심선언과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느냐. 계엄군들의 무거운 기억과 트라우마를 이해한다”며 이들을 끌어안았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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