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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과거사 반성 없는 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 없다

입력 2022-05-25 00:01업데이트 2022-05-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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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양국 정상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도 의견을 같이했는데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련의 움직임은 일본이 전범 국가의 딱지를 떼고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경제 규모에 걸맞은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국제사회에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장은 안보리가 제 기능을 못 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틈새를 노린 것이다. 현재 5개국인 상임이사국을 확대 개편해 독일 브라질 인도와 함께 추가로 이름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본의 그간 행보는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한다.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전범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싸운 연합국이 종전 후 평화적 세계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조직했다.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맡으려면 당연히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전제다. 현실은 정반대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해마다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고 있으며 과거사를 부정하는 망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주변국과 작정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나라가 국제 분쟁을 조정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반성 없는 일본의 군비 확장도 불편하다. 일본 방위비가 GDP 대비 현재 1%에서 갑절로 늘어나면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군사비 대국이 된다. 미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해 이를 용인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함정에 내건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자유 진영 국가들에조차 위협으로 다가온다.

일본은 어차피 거부권을 쥔 중국이 반대하는 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내 정치용이거나 군사대국화로 가기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일본이 진심으로 국제사회에서 리더국이 되고 싶다면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고 주변국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는 게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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