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기만 하던 가계대출, 처음 꺾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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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753조원, 1조5000억 줄어
금리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 급감
주담대 8조 늘었지만 증가폭 둔화
전체 가계빚 9년만에 감소세 전환

가계부채가 올해 1분기(1∼3월) 6000억 원 줄어 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제외하고 가계대출만 놓고 보면 사상 첫 감소다. 계속된 금리 인상과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부진이 겹친 영향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말에 비해 6000억 원 줄었다. 가계신용이 감소한 건 2013년 1분기(―90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과 결제 이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실질적인 가계부채를 뜻한다. 가계신용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5차례뿐이었다.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5000억 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4분기(10∼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주택 거래 둔화와 대출 금리 상승,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이 꺾인 것은 신용대출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분기 9조6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9000억 원)보다 감소 폭이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8조1000억 원 늘었지만 전 분기(12조7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가계가 대출을 추가로 늘리지 않거나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5개월 만에 다시 늘어나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판매신용은 거리 두기 완화 조치로 카드 사용이 늘면서 8000억 원 늘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가계대출#가계부채#신용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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