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민주당의 법사위는 ‘날사위’…내로남불 대신 협치 진정성 보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4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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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해 “협치의 진정성을 보여달라”라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정 전 후보자가 ‘여야 협치’를 명분으로 물러난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2년간 민주당은 법사위의 기본 책무를 망각했다”라며 “민주당의 법사위는 날치기 사주위원회, 즉 ‘날사위’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23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 당시 여야 원내대표 간 국회 후반기 원구성 문제를 합의한 것을 뒤집어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서로 다른 정당이 맡는 것이 협치를 위한 여야의 상호 존중”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앞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준에 협조해줬다고 말하면서 뒤에서는 여야 합의를 파기하면서까지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정 전 후보자가 임명된지 43일 만에 물러난 것을 ‘만시지탄’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당내 여론을 수렴해 임명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그게 언론에 노출되면서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이라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로 지적 받아왔던 정 전 후보자가 사퇴하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담을 덜었다”라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 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꺾은 만큼, 여권으로서는 충분한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야당에 좀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게 됐으니 정무적으로는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1년 전에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본인께서 박병석 국회의장,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합의했는데, 지금 와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거론하면서 뒤집고 있다”라며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몰염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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