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행안부 경찰 통제방안, 국민 권익이 제1기준 돼야

입력 2022-05-24 00:00업데이트 2022-05-24 09:0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크게보기이상민 행안부장관. 동아일보DB
행정안전부가 이른바 ‘검수완박법’ 통과로 올 9월부터 수사 권한이 비대해지는 경찰을 통제하고, 권한을 분산할 방안을 다음 달 내놓기로 했다.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갖고 있는 행안부는 신임 장관 취임 첫날인 13일 외부 인사 6명과 내부 인사 3명으로 구성된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발족한 뒤 매주 회의를 열고 있다. 하지만 국회 입법까지 포함된 통제 방안의 후속 조치 일정을 감안하면 논의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없다.

경찰은 당장 넉 달 뒤면 기존에 검찰이 수사하던 공무원과 대형 참사, 방위사업 등 주요 범죄를 직접 수사하게 된다. 경찰이 기소할 사안이 아니라며 불송치 종결 결정을 하면 고발인은 경찰의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조차 할 수 없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권이 크게 축소돼 일부 범죄가 암장(暗葬)될 수 있다. 변호사단체는 검찰에 비해 수사 노하우가 부족한 경찰이 이른 시일 안에 수사 역량을 키울 수 있을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수사할 수 있을지 등을 우려하고 있다.

행안부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의 경찰 자체 개혁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당시 국수본부장에 외부 인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경찰법을 개정했는데도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청와대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내부 인사가 낙점됐다. 이번에는 외부 인사를 수사국장 등 주요 보직에 과감하게 수혈할 수 있는 실질적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가 뒤따라야 한다. 경찰의 본원적 의무인 민생 범죄 대응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도 대형사건 수사 노하우를 단시간에 끌어올릴 대책도 필요하다.

국회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기까지 경찰은 당분간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국민 신뢰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구도 속에 있다. 행안부는 ‘공룡 경찰’이 수사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실행 계획을 내놔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실세 장관이 조직이기주의를 앞세우거나 거꾸로 대통령을 의식해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해선 안 된다. 경찰 통제 방안의 제1기준은 국민이어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