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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필요한 해답은 우리 안에 있다[내가 만난 名문장/심혜경]

심혜경 번역가·‘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저자
입력 2022-05-23 03:00업데이트 2022-05-2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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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경 번역가·‘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저자
“인생이란 ‘나’에게서 시작되어 ‘우리’로 가는 긴 여정”

―존 펜버티 ‘인생’ 중


이 책의 원제 ‘To Bee or Not to Bee’에서는 고뇌하는 햄릿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꿀통이 넘치도록 꿀을 채우려고 애쓰는 일벌 버즈의 날갯짓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다. 일벌들의 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고, 누군가에게 인생을 빼앗기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버즈는 삶의 지루함에 사로잡힌다.

그래도 그의 곁에는 “행복은 추구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선물 같은 것”, “가장 위대한 선물은 오늘” 같은 조언을 들려주는 스승 버트가 있어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사실 버트와 버즈가 나누는 대화에서 주어인 ‘벌’을 ‘인간’으로 바꾸면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버트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버즈는 벌집을 떠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날아오른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신념을 지니고 높이 날아올랐던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단처럼. 그러나 조나단과는 달리 버즈는 새로운 세계를 보고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다른 동료 일벌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인생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며, 그들과 자신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터득한다.

자신의 두려움과 약점을 넘어서는 힘이 조금씩 쌓이면,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하도록 하는 힘이 된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의 저력은 강한 힘이 아닌 지속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버즈의 노력으로 일벌들의 세계는 변화해 간다. “지성의 힘은 서로 다른 점을 지각하는 데서 오고, 감성의 힘은 서로 닮은 점을 인식하는 데서 온다”고 버즈는 말했다. 버즈의 여정을 지켜보며 버트가 들려주었던 “외부로 가는 유일한 길은 내면에 있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 본다.

심혜경 번역가·‘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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