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바이든 대북정책 트럼프와 차별…“김정은 러브레터 기대 안한듯”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22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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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미국 언론들은 21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특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이전 문재인 전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대북 정책과의 입장차에 주목했다.

CNN은 이날 보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김 총비서)가 진정성이 있는지, 진지한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언급을 것을 거론,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총비서)의 ‘러브레터’를 기대했던 것 같진 않았다”며 “북한의 폭군(despot)과의 악수를 특별히 열망하는 것 같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러브레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총비서와 친서를 교환한 것을 두고 ‘러브 레터’라고 표현했던 것을 빗댄 표현이다.

CNN은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외교적 시도를 규정하고, 김 총비서를 부각시켰던 ‘정상 대 정상’간 정상회담과 기타 사진 촬영의 화려한 시대는 이제 끝이 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CNN은 “대신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들은 지속적인 외교적 관여를 통해 비핵화를 향한 점진적인 진전을 추구하면서 한국과 힘 및 단결의 과시, 그들이 부르는 소위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마친지 1년 후(에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의 첫번째 방한은 그를 여전히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전략의 중심에 놓아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 News1

CNN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비록 협소할지라도 코로나 발병이 미국이 아니라면 최소한 한국과의 외교적 개방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전제조건 없는 ‘백신’ 제공 의사를 피력한 것에 주목하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코로나) 발병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능력을 저해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그들은 또한 북한이 발병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이나 국제적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징후를 주의깊게 주시해 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 강화로 이동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확대를 검토하고, 김 총비서와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 좀 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와는 매우 다른 한반도에 대한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북한의 변덕스러운 독재자인 김 총비서에게 구애하면서 남한과의 유대관계를 자주 약화시켰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안한 세월 뒤에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인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굳건한 토대 위에 올려놓으려고 추구했다”고 진단했다.

NYT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4년 임기 동안 북한을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는 것에서 김 총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난폭하게 방향을 확 바꿨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법과 극명하게 대비됐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주한미군 병력을 철수하려고 했던 것들을 상기시켰다.

NYT는 윤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의 회담을 배제하지 않고, 전임자인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윤 대통령은 북한이 명백히 그렇게 하기를 싫어하는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며칠간 미 정보 당국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기간이나 직후에 추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이 “중국의 힘과 북한의 핵 목표가 크게 다가오는 세계의 한 부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일을 조금 넘긴 윤 대통령과 가장 먼저 만났다는 점을 주목, ”(이는)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확대하기 위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WP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확대를 비롯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 확대 등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고자 다른 분야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을 거론, ”미국 주도의 국제 제재와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 정책’을 갖고 있다는 북한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어 왔다“며 ”이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북한과 다른 문제들에 대해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서약하면서 외교적 돌파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손에 닿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 등을 대중국 견제 차원의 행보와 연결지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매력 공세는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유대 강화를 추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에 대한 그의 비전을 역내 정상들에게 설득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WP는 다만 ”그러나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시대로 인해 동요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들이 다음 선거 이후 증발할 것이라고 조용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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