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0km 달려 승객 지갑 돌려준 60대 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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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0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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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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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택시기사가 현금이 든 지갑을 두고 내린 승객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지갑을 돌려줬다. 택시기사가 일하는 광주에서 승객의 집이 있는 전남 보성까지의 거리는 약 70km다.

광주경찰청은 20일 오후 2시 30분 청장실에서 감사장 수여식을 열고 승객의 지갑을 돌려준 택시기사 김모 씨(67)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승객 최모 씨는 광주송정역에서 택시를 타고 보성행 버스가 있는 소태역으로 이동했다.

최 씨는 택시 요금을 계산한 뒤 급하게 버스 막차를 타러 가다가 택시에 지갑을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땐 이미 택시가 떠난 뒤였고, 최 씨는 지갑 안에 꽤 많은 현금이 있어 지갑을 못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반포기 상태로 보성의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토요일인 23일 오후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택시기사 김 씨가 최 씨의 지갑 안에 적혀 있는 주소를 보고 보성에 있는 최 씨의 집 앞으로 지갑을 들고 직접 찾아온 것이다.

김 씨는 최 씨에게 지갑 안에 든 돈의 액수를 확인해보라고 말한 뒤 휴일이라 기관에 맡길 수 없었다며 승객이 마음고생을 할까봐 직접 지갑을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 씨는 김 씨의 선행을 칭찬하는 두 장의 편지를 적어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에게 보냈다.

최 씨는 편지에서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광주에서 보성까지 단지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오셨단 사실에 저는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마치 제가 딴 세상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씨는 “기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며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읽은 김 청장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에 감동을 준 김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감사장 수여식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며 “다른 택시기사들도 다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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