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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러 군인, 첫 전범재판서 “명령따라 민간인 사살”

입력 2022-05-20 03:00업데이트 2022-05-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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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법원서… 학살 등 적용
모든 혐의 유죄 인정땐 최대 종신형
우크라, 계엄 석달 연장 장기전 준비


18일 우크라이나 법원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육군 하사 바딤 시시마린(21·사진)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시시마린은 침공 나흘 후인 2월 28일 북동부 수미주에서 비무장의 62세 민간인 남성 올렉산드르 셸리포우 씨를 AK-74 소총으로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발포 자체는 자신의 판단이 아닌 상급자의 명령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리로 둘러싸인 피고석에 앉은 시시마린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에 임했다. 범행 당시 그는 다른 부대원 4명과 함께 탑승한 탱크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부서지자 인근 자동차를 훔쳐 탔다. 셸리포우 씨가 이를 목격하자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총격을 가했다. 시시마린은 “위치가 노출된 사실을 상관에게 보고했고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아 이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그를 국제법이 아닌 국내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살인, 전쟁범죄 사전모의 등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번 재판을 시작으로 19일부터는 수도 키이우 인근 브로바리, 북동부 하르키우 등에서 자행된 민간인 성폭행 및 집단 학살에 관한 재판이 연달아 열린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현재 조사 중인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는 1만1000건 이상”이라며 이미 50여 명의 러시아군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공권력을 동원할 수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재판대에 세우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BBC 등이 전했다.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모두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월 23일까지 3개월간 계엄령을 연장한다”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또한 남부 헤르손 등 점령지에 요새를 건설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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