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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정부 “법인세율 원상회복 검토”… 뜸 들이지 말고 당장 낮추라

입력 2022-05-20 00:00업데이트 2022-05-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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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법인 세율이나 체계를 개선,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당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 과세구간을 3단계에서 4단계로 늘린 결과 기업의 부담이 대폭 커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5년 동안 세계 각국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감세 경쟁에 나섰지만 한국은 대기업 증세를 하며 역주행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한국이 직접 상대하는 아시아 주요국보다 세율이 높아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단일세율 체계인 대다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과표구간을 4단계로 나눠 대기업에 유독 높은 세 부담을 지우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 수준은 미국 인텔의 3배, 애플의 2배에 이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하는 자국 기업의 발목에 정부 스스로 모래주머니를 채운 것이다.

법인세는 한 나라의 기업 환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잣대다. 적정 수준의 세율과 공평한 부과 체계 아래서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로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만 징벌적 과세구조에서는 이런 선순환을 기대할 수 없다. 과도한 세율 인상 시 기업은 고용을 줄이고 제품 가격을 올리며 대응하기 마련이다. 반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내리면 설비투자가 3.6%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현 법인세 체계를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정부는 민간의 활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법인세 개편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당장 올 7월로 예정된 세법 개정 시 법인세율을 대폭 내리는 한편 과표구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법인세 인하로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세율 인하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나라 살림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 뒤 국내 유턴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 법인세 인하는 어떤 대책보다 효과적인 유인책이 될 것이다. 새 정부 경제팀은 파격적인 기업 감세를 통해 ‘민간 주도 경제’의 첫발을 내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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