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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윤석열 사단’ 檢 요직 싹쓸이… 중립성 시비 자초하나

입력 2022-05-19 00:00업데이트 2022-05-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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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다음 날인 18일 첫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맡게 될 대검 차장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때 참모였던 이원석 검사장을 고검장으로 승진 발령 냈다.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차장검사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송경호 차장검사가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이 고검장과 신 검사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송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을 윤 대통령, 한 장관과 함께 ‘원팀’으로 수사했다.

검찰 고위 간부뿐만 아니라 차장검사와 부장검사급 중간 간부도 일부 인사가 이뤄졌다. 특히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대검 감찰1, 2과장 등 감찰 라인, 서울중앙지검의 2, 3, 4차장 등 주요 수사 지휘 라인도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교체됐다. 정권교체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검찰총장 임명 전에 일부 간부급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외부 인사가 포함된 인사위원회를 생략한 것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취임한 직후 인사처럼 ‘윤석열 사단’을 통해 검찰 내부를 쥐락펴락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조국 수사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2년 동안 한직을 나돌던 ‘윤석열 사단’이 요직에 재기용된 것에 대해 법무부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취지로 설명한다. 수사 흠결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 권력층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에서 좌천된 검사들의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임 장관들의 인사가 잘못됐다고 ‘내 편은 승진, 네 편은 좌천’식의 인사를 되풀이해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검찰에는 검사만 2000여 명이 있다. 윤 대통령과의 근무 인연이 없는 대다수 검사들은 또 다른 편향 인사라고 보지 않겠나.

한 장관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수사를 독려하고 있다. 진영의 논리를 떠나 수사를 하겠다고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좌천된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수사를 주도하면 결국 보복수사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그런데도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시비를 자초할 수 있는 인사들만 발탁해 요직을 채운 것은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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