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정의당, 성폭력 아니라는 입장문 철회하라…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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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8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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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2021.7.8. 뉴스1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2021.7.8. 뉴스1
당내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는 18일 정의당을 향해 “해당 사안이 성폭력이 아니라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과 백브리핑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입장이 나가기 전에 제게 사실 확인을 거치거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 당의 입장 자체가 피해 호소에 대한 묵살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정의당 분들이라면 이런 상황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지금 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수많은 2차 가해를 겪고 있다”며 정의당을 향해 “2차 가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모 당원은 제가 ‘당시 여영국 대표와 독대했다는 허위주장을 했다’며 저를 비난하는데, 저는 여 대표와 독대했다 말한 적이 없고 선대위 회의에서 처음 문제를 공식 제기했음을 누차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에서 애초에 입장문이 저렇게 나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많은 가짜정보가 유통되거나 2차 가해가 만연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해당 사안과 관련한 조치에 있어 가해자의 지방선거 공천을 유지한다는 당의 입장만 언론을 통해 접했다”며 “당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 상황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성폭력 사건을 대할 때 단지 개인의 일탈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능했던 공동체의 조건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의당의 입장에서 이런 접근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원에 대한 당직자의 성폭력임에도 청년정의당을 대표하고 있는 직무대행이 발표한 입장에서 유감 표명이나 사과 한마디 찾아볼 수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제가 11월에 이 문제를 선대위에 제기하기로 결심했을 당시, 저는 당이 변화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그러나 말씀드렸다시피 또다시 성폭력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제는 정말로 성찰과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11월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당내 인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에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고 “(강 전 대표가 밝힌) 해당 사건은 당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A 위원장이 (강 전 대표) 옆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강 전 대표를 밀치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A 위원장이 6·1지방선거 공천을 받은 것과 관련해 “(배복주) 당 젠더인권특위 위원장이 (해당 사건이)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등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종합적 검토를 통해 공천했다”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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