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요한슨 “朴, 주인공 그 자체”
초-재연 이어 연달아 세 번째 낙점
朴 “너무 힘들지만 안할 수 없는 작품”

12일 서울 강남구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웃는 남자’ 초·재연에서 공연이 끝날 때마다 탈진할 정도로 힘들어서 더 이상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연부터 함께해와 그런지 그윈플렌은 마치 직접 낳은 자식 같은 느낌이라, 세 번째 시즌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웃는 남자’ 이번 시즌은 캐스팅도 화려하다. 박강현을 포함해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박효신, 연기력과 가창력을 모두 갖춘 박은태까지. 쟁쟁한 배우들이 그윈플렌으로 낙점됐다.
그윈플렌은 누군가에게 버려진 후 어른들의 탐욕에 의해 입이 찢긴 인물이다. 유랑극단에서 괴상한 용모를 희화화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광대가 되지만 이면엔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누구보다 순수한 그윈플렌을 깊어지게 만드는 건 결핍이라고 생각해요. 전 결핍이 주는 아픔을 무대에서 표현하는 게 좋아요. 결핍은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드러나잖아요. 별것도 아닌 일에 너무 아파할 수도 있고 큰일에는 오히려 별로 안 아플 수도 있고요.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는 복 받은 거죠.”
2015년 뮤지컬 ‘라이어 타임’의 안단테 역으로 데뷔한 그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 ‘킹키부츠’ ‘모차르트!’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등 주로 대작에 출연해왔다. 지난해엔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오르페우스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상 받은 후 첫 무대가 ‘웃는 남자’라 솔직히 어깨가 무겁긴 해요. 부담될까 봐 일부러 상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잊으려 노력해요.”
데뷔 7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어렸을 때 만들기를 좋아했는데 남들과 똑같은 걸 만드는 건 싫어했어요. 저는 다른 사람이 해놓은 걸 따라하기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 같아요. 어떤 작품이든 초연 무대에 서고 싶어요. 다른 배우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가는 게 좋거든요.”
6월 10일∼8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만∼15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