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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종교계, ‘코로나 그늘’ 속 활로찾기 잰걸음

입력 2022-05-17 03:00업데이트 2022-05-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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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활동에 익숙해진 신자들, 대면 행사 재개에도 참여 저조
신도 고령화-성직자 감소도 과제
‘온-오프’ 연결, 젊은층 선교 주력
지난달 30일 서울 흥인지문∼종로∼조계사 구간 도로에서 진행된 부처님오신날 기념 대규모 연등 행렬.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연등회는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로 3년 만에 재개됐다. 동아일보DB
지난달 30일 서울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은 연등행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뒤 종교계의 일상 복귀를 알리는 상징적 행사였다. 3년 만에 재개된 이 행사에서 스님과 불자들의 행렬은 흥인지문부터 조계사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에 앞서 4월 17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에도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인 800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종교계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해제 조치에 따라 대면 행사를 재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교계에 남긴 그늘은 심각하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지난달 펴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에 따르면 지난해 일요일 미사 참여율은 전체 신자 대비 8.8%로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보다 1.5%포인트 감소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개신교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과 일부 목회자의 정치적 행보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전후 한국 교회 호감도 변화’에 관한 교계의 한 조사에서 절반 넘는 응답자(52.6%)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매우 나빠졌다’가 35.9%, ‘약간 나빠졌다’가 16.7%였다. ‘좋아졌다’는 3.4%에 불과했다.

불교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기적인 일요법회가 정착되지 않아 신행과 관련한 통계 작성도 쉽지 않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고령의 신도가 많아 온라인 법회에 참여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대부분의 사찰이 코로나19로 사실상 산문(山門) 폐쇄에 가까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종교계는 성공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온라인 활동에 익숙해진 신자들의 복귀와 젊은층 끌어들이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올라인(all line)’이 관건이다. 수도권 교회의 한 목회자는 “교회 차원에서 ‘집 나간 양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온라인 활동을 시작으로 소모임을 열고 다시 현장 예배에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직자와 평신도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탈종교 시대 비종교인 비율이 늘고 신자들은 고령화하고 있다”며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 역할을 수행할 제도적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포교와 선교의 출발점인 성직자 감소에 대한 대책 마련은 종교계 모두의 과제다. 조계종은 2016년 은퇴 출가제도(50세 미만이었던 출가 연령을 65세로 확대)를 도입한 데 이어 청소년 출가제도로 출가자 모집에 나섰다. 최근 불교계 주요 신문을 통해 출가 안내 광고까지 했고, 유튜브에 출가 채널을 개설해 수행자의 삶을 공개하고 있다. 문화예술법인 쿠무다 이사장인 주석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대운사 주지)은 “사회 현상은 변하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며 “최근 2030세대의 출가가 늘고 있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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