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버프 1위’ 사자군단, 동갑내기 삼총사 활약에 10경기 9승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6일 14시 01분


코멘트
피렐라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성적표를 따로 만든다면 최상위권에는 ‘사자 군단’ 삼성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동갑내기 외국인 삼총사 피렐라와 뷰캐넌, 수아레즈(이상 33) 덕분에 삼성이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매해 모든 구단이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하지만 이들 전부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리그 선두 SSG만 해도 투수 노바가 평균자책점 5점으로 부진하고, 크론도 2할 타율에 머물러 있다. 반면 삼성은 투타가 모두 잘 던지고 잘 치면서 ‘외국인 버프’(버프는 게임에서 능력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팬 사이에서 ‘복덩이’로 불리는 피렐라의 활약이 가장 눈부시다. 지난해 타율 0.286에 그쳤던 피렐라는 이번 시즌 16일 현재 타격 부문 1위(0.395)에 올라 있다. 특히 11일 SSG전에서는 4-5로 뒤진 9회말에 쏘아올린 동점 1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피렐라는 “KBO리그 2년차가 되면서 (한국의) 투수들을 많이 접했다. 이들이 어떤 볼 배합을 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타 구단에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리그 전체에서 외국인 타자 중 피렐라 말고는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없다. 삼성이 기록한 337개의 안타 중 약 6분의 1인 58개를 피렐라가 쳐냈다. 타율이 좋으니 키 183cm, 체중 99kg의 육중한 신체조건에도 2번 타자로 뛰고 있다. 1번 타순의 가볍고 날랜 김지찬(163cm, 64kg)과 대조적이다.

뷰캐넌
삼성의 외국인 원투펀치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리그 3년차 뷰캐넌은 매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5승 이상을 수확했다. 올해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4승 3패에 머물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2.17로 좋다. 14일 두산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 호투로 이번 시즌 첫 번째 완봉승 투수가 됐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수아레즈도 8경기에 선발 출전해 1승(3패)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28로 잘 던지고 있다.

수아레즈
지도자 입에서도 칭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피렐라가 테이블세터 임무를 잘해줘서 상대를 많이 압박하고 있다. 뷰캐넌은 정확하게 보더라인에 변화구를 던지는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고, 수아레즈는 승리를 챙기지 못할 때도 아쉬운 티 없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몇 년 만에 외국인 선수들과 (걱정 없이) 야구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물론 외국인 투타에만 기대서는 포스트시즌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은 최근 4연승으로 리그 5위(20승 17패)에 올라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구자욱과 강민호가 타격 난조를 겪고 있고, 토종 에이스 백정현도 평균자책점 6.17의 부진을 씻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외국인 삼총사의 분투에 국내 선수들이 화답해야 할 차례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