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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尹, 여야 지도부와 ‘소주 회동’ 불발… 한동훈 이르면 내일 임명할듯

입력 2022-05-16 03:00업데이트 2022-05-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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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인준 투표 두고 여야 대치… 민주, 회동에 부담 느꼈을 가능성
尹, 오늘 국회서 여야 대표 면담… 분위기 따라 한동훈 임명시점 정할듯
韓“권력 광기에 린치당해” 檢사직 글… 민주 “정치 검사의 광기” 들끓어
용산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2022.5.1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급랭한 정국을 풀기 위해 국회의장단 및 여야 3당 지도부와 추진하려던 ‘소주 회동’이 결국 불발됐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점점 고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현 시점에서 회동을 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검사직을 사직하면서 검찰 내부망에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는 취지로 사직의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7일 한동훈 후보자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 尹 대통령, 이르면 내일 한동훈 법무 임명


대통령실은 한동훈 후보자에 대해 17일부터는 임명을 단행해도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하며 시한을 16일로 정한 만큼 관련 절차는 다 밟았다는 얘기다. 한 후보자가 15일 사직의 글을 올린 것도 임명 강행에 앞선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경우는 공직을 맡는 데 큰 결격 사유는 없고, 국민적인 공감 측면에서도 임명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6일 윤 대통령이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협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낼 예정이라 마지막까지 야당의 분위기를 살피는 기류도 있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고검장급까지 대거 사표를 낸 상황이라 검찰 인사를 빨리 해야 해서 법무부 장관을 임명해야 할 시급성은 있다”면서도 “시정연설 당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 면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분위기를 살피고 임명 시일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 시점은 다소 조절할 수 있겠지만 임명 여부가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당초 윤 대통령은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이번 주 국회의장단 및 여야 3당 지도부와 ‘소주 회동’을 추진했다. 그러나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회동 참석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동훈 “권력과 광기에 상식으로 싸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사진공동취재단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4시 52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직 사실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지난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한 후보자는 이 글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두들겨 맞으면서, 저는 제가 당당하니 뭐든 할 테면 해보라는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올린 사직의 글에 다시 한 번 들끓었다. 앞서 한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을 ‘야반도주’라고 표현한 데 이어 사직 인사에서 ‘광기’ ‘린치’ 등의 표현을 썼기 때문. 민주당 내에서는 “사직의 글로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분위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오히려 한동훈 후보자 글에서 정치 엘리트 검사의 섬뜩한 ‘광기’를 느꼈다”고 성토했다.

이런 기류 속에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까지 강행한다면 원내 제1당으로 한 총리 후보자 인준 투표의 키를 쥔 민주당의 판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덕수는 한덕수, 한동훈은 한동훈대로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이라면서도 “여권이 인준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도 없이 ‘새 정부 발목 잡기’ 여론 플레이만 하고 있으니 더는 (인준을) 해줄 수 없다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 발목 잡기’ 여론에 당내 성 비위 의혹까지 겹치면서 여론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낙마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며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총리 인준안도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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