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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용산 대통령실 100m내 첫 시위… 정문 앞서 “최대한 천천히 행진”

입력 2022-05-16 03:00업데이트 2022-05-1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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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허가로 성소수자모임 500명
용산역~이태원 행진… 충돌 없어
경찰 “본안 판결때까지 불허 유지”
참여연대도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
14일 오후 5시 반경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회원 등 500여 명이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 10m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다. 시위대 오른편엔 선글라스를 쓴 양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정문을 지키고 있다. 시위대 양옆으론 성인 허리 높이의 철제 차단벽이 설치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대통령 집무실이 보이시나요? 여기서부터 최대한 천천히 가겠습니다.”

14일 오후 5시 반경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

도보행진 중이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 회원 등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사회자가 “새 대통령 집무실 앞을 처음 행진하는 이들이 (바로) 성소수자들”이라고 하자 멈춰 선 채 환호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주말인 이날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처음 시위대 행진이 진행됐다. 앞서 경찰은 법적으로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날 행진을 불허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무지개행동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11일 일부 인용해 행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무지개행동 등 33개 단체는 이날 오후 3시경 용산역 광장에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대회’를 연 뒤 오후 4시 53분부터 이태원 광장까지 2.5km가량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등을 들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소수자 인권 교육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는 “1962년 집회시위법 제정 이후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간 적은 없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에선 집무실과 관저가 인접해 있어 100m 규정이 적용됐다. 이날 행진은 1시간 24분 걸려 “1시간 30분 내에 통과하라”는 법원의 허용 조건을 지켰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기동대 9개 중대 500여 명을 투입했다. 선글라스를 쓴 양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2m 간격으로 서서 대통령 집무실 외곽을 지켰고, 사복 차림의 경찰 정보 담당자들은 수시로 무전을 주고받았다. 시위대가 집무실 앞 10m 지점에서 잠시 멈추자 경찰 관계자들은 “빨리 지나가라고 해라” 등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은 21일 참여연대가 집무실 인근에서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에 대해서도 금지 통고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무지개행동 집회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다른 집회에 대해서도 집무실 100m 이내 불허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집회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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