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세안, 워싱턴서 정상회의…우크라 논의 속 IPEF 다잡기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4일 0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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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워싱턴DC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례적으로 주요 의제가 된 가운데, 이른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위한 미국의 장외 외교전도 치러진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특별정상회의 이틀 차인 1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아세안에서 통상 논의의 주요 화두는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논의의 주제가 될 것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전날 정상 환영 만찬 이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회의 공개발언 전에 나왔다. 사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 전쟁에 관한 우리 접근법을 계속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아세안 정상들이 현재 상황을 비롯해 향후 조치에 관한 우리 접근법을 더 듣고자 한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이날 중 성명이 나오리라며 “정상 성명에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관련 막후 작업도 오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 측을 상대로 미국이 강력한 외교전을 펼쳤을 가능성이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의 발리 정상회의 참석을 공표했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푸틴 대통령 G20 참석 반대 행보를 펼쳤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그(바이든 대통령)는 푸틴 대통령이 그(정상회의)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이번 회의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일 서울로 출발, 20~22일 방한 후 일본으로 넘어간다. 일본 방문 기간 자국 주도 IPEF 출범을 공식 선언할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IPEF는 사실상 대중국 성격으로 해석되며,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를 추진해 왔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IPEF 공식 출범 선언 전 이번 미·아세안 정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의 참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의 혹시 모를 이탈을 막고 변수를 줄인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미·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각 정상과 별도의 공식 양자 회담은 하지 않았지만 잠깐씩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아울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카운터파트와 면담했다.

다만 올해 의장국 캄보디아를 비롯해 미얀마, 라오스 등은 IPEF에 참여하지 않으리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IPEF는 이번 정상회의 공식 화두로는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으리라고 밝혔다고 알려졌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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