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지음·리리
산 아래는 갖가지 일로 어수선하지만, 산에 오르면 언제나 정적만 흐른다. 스산한 가을바람이 잔가지 끝에 매달린 누런 잎들을 털어내면 낙엽이 마른 소리를 내며 굴러가고 벌거벗은 나뭇가지가 일렁일 뿐 주변이 갑자기 심연처럼 괴괴하며 정적 속에 묻힌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시선을 주면 겨울 준비에 바쁜 다람쥐 한 마리가 도토리를 입에 물고 숲속으로 달아난다.
한국 산악계의 대표적 교육기관인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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