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서울 도시경쟁력… ‘삶의 질’도 하락 추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3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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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최근 10년 간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관련 순위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삶의 질도 전세계에서 중위 그룹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연구 및 기술역량이나 대중교통 접근성과 K문화 중심으로서의 도시매력도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은 이달 3일 서울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제1회 도시경쟁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연구원의 변미리 도시외교연구센터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 ‘도시경쟁력 분석을 통한 서울시 도시경쟁력 제고’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컨설팅업체인 ‘AT커니’와 ‘머서’, 일본의 대표적인 부동산개발회사인 ‘모리재단’, 중국의 국립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등 주요 평가 기관이 최근 발표한 도시경쟁력 평가 결과를 집중 분석한 뒤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 추락하는 서울의 도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모리재단의 글로벌파워도시지수(GPCI)에서 서울은 2011년 7위에서 이듬해인 2012년 6위로 올라섰고, 2017년까지는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순위가 떨어지기 시작해 2018~2019년 7위, 2020~2021년에 8위로 내려앉았다. GPCI는 2008년부터 전세계 48개 도시를 대상으로 6개 분야, 70개 지표를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순위를 매긴다.

AT커니가 2008년부터 전세계 60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글로벌도시지수(GCI)’에서 서울은 2015년 11위에서 지난해 17위로 떨어졌다. GCI는 모두 5개 분야에서 평가하는데 서울은 비즈니스활동(2021년 순위·9위)과 문화경험(12위), 정치참여(16위) 등 3개 분야에서는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인적자원(27위)과 정보교환(35위)에서는 중위권에 머물렀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전략연구소와 UN 해비타트가 공동으로 평가한 ‘세계도시경쟁력 보고서’에서도 서울은 경제력 순위가 2020년 10위에서 2020년에는 15위로 떨어졌다.

삶의 질에 대한 평가에서도 하락 추세다.

머서가 글로벌 기업 주재원의 파견수당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전세계 450개 도시를 대상으로 산정하는 ‘삶의 질 지수(Mercer)’에서 서울은 2019년 77위로 중위권 그룹으로 평가됐다. 삶의 질 지수는 코로나19로 세계도시 생활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2020년 지수는 발표하지 않았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전세계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지수’는 2010년 58위에서 2021년 기준 53위로 소폭 올랐지만 중간그룹에서 갇힌 모양새다.
● 낮은 주거의 질과 경제경쟁력 저하가 문제
보고서는 이처럼 서울의 경쟁력이 갈수록 추락하는 원인을 크게 4가지로 꼽았다. 우선 낮은 주거의 질이 문제다. 모리재단의 GPCI 평가에서 주거분야 순위는 3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을 정도다.

낮아지는 경제 경쟁력도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과제다. 모리재단의 경제부문 평가순위에서 서울은 2015년 8위에서 2020년에는 20위로 급락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전략연구소의 세계도시경쟁력 보고서에서도 서울의 경제경쟁력은 15위에 불과했다.

인재부족도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모리재단의 GPCI에서 글로벌 경영자, 고급인재 평가에서 서울은 2015년에 각각 9위와 10위였는데 2021년에는 28위, 29위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고갈된 혁신역량과 수도권 집중 심화에 따른 지역격차도 서울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서울의 높은 연구 및 기술역량과 대중교통 접근성, 최근 몇 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문화의 중심지이자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서의 도시매력도 등은 강점으로 꼽혔다.

보고서 저자인 변미리 센터장은 서울의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한 단기적인 처방과 함께 중장기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평가기관별 평가지표를 집중 모니터링할 전담조직을 구성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가기관과 효율적인 소통을 통해 장점을 적극 알리는 한편 취약한 지표에 대해선 개선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경제경쟁력 제고 전략을 만들고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도시의 경쟁력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경제역량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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